[제3노총 출범 공식화]정연수 위원장 “기득권에 집착하는 귀족노동운동 버리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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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념투쟁과 귀족노동 운동에서 벗어나 국민을 섬기는 노동운동을 펼치겠습니다.”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메트로 군자차량기지 내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정연수 노조위원장(55·사진)은 자신이 주도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가 확정됐음에도 채 긴장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서울지하철 노조는 ‘재수’ 끝에 찬성률 53%로 이날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정 위원장은 “기존 노총은 시대착오적인 종북주의(從北主義), 사회주의 운동과 정치에 기생해 왔다”며 “기득권 유지에 집착하는 노동운동에서 조합원과 노동자, 그리고 국민 중심의 노동운동을 위해 탈퇴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009년 1차 민주노총 탈퇴 찬반 투표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16대 위원장에 선출된 지 얼마 안 돼 조합원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실패한 것. 하지만 올해 초 17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62.4%의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여세를 몰아 민주노총 탈퇴를 이끌어내 현재 추진 중인 국민노총(가칭) 출범에 힘을 보태게 됐다.

정 위원장은 참여 의사를 밝힌 다른 노조와 함께 5월 ‘국민노총 준비위원회’를 꾸린 뒤 6월에는 제3노총인 국민노총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현 집행부는 7월부터 복수노조가 시행되더라도 서울지하철 노조 내에서 현 집행부와 다른 성향의 노조가 생길 가능성은 극히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은 “해고자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조합원이 뜻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노조 내 민주노총 탈퇴 반대 목소리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성숙한 문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메트로 측은 “이날 민주노총 탈퇴로 새로운 노사관계의 지평을 여는 역사를 이뤘다”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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