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점 오를때마다 아파트값 3.3㎡ 최고 5400원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5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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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이 아파트 가격을 결정한다'는 속설을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인근에 외국어고나 과학고 같은 특목고가 있을 경우 3.3㎡당 최고 38만 원 정도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5일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교육재원조달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신설 학교, 특목고 등 학교 특성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전국 1만4835개 단지의 아파트 가격과 이곳에 주소를 둔 학생들의 수능 점수 및 인근 학교 특성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특목고가 들어설 경우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목고 인근 5㎢ 내에 있는 아파트 매매가는 범위 밖에 있는 아파트에 비해 3.3㎡당 최고 38만1034원이 비쌌다. 국민주택(85㎡) 기준 아파트로 환산하면 981만4545원이나 가격이 오른 셈이다.

또 수능 언어 평균성적이 1점 오를 때마다 고등학교 인근 아파트 가격은 같은 행정구역(동) 내 다른 아파트보다 3.3㎡당 최고 3969원 비쌌고 전세금은 1점당 최고 1280원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능 외국어 평균성적이 1점 오르면 3.3㎡당 최고 5438.4원 오르고 전세금은 3111.9원 올랐다.

신설 학교와의 거리도 주요 변수다. 신설 초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파트는 같은 동 안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 비해 3.3㎡당 59만~69만 원이 비쌌고 전세금도 3.3㎡당 15만~21만 원이 비쌌다. 신설학교 가운데 초교나 고교보다는 중학교와의 거리가 가까울 수록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는 최근 학부모들이 외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 진학부터 신경을 많이 쓰면서 어느 정도 성적 수준이 정해진 고교 때보다 자녀가 어느 중학교에 진학할 것인지 민감하게 따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남학교나 여학교 인접 아파트가 남녀 공학 인접 아파트보다 비싼 것도 특징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학부모들이 자녀 성적 등을 고려하면서 공학보다 남학교나 여학교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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