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역사 속 ‘병영상인’ 21세기로 불러낸다

  • 동아일보

강진군 학술대회… 조선시대 ‘개성상인 맞수’ 재조명

‘북에는 개성상인이 있고 남에는 병영상인이 있다’는 옛말이 있다. 한양을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개성상인이 상권을 장악하고 남쪽에서는 병영상인이 크게 번성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개성상인은 다양한 조명을 받았지만 전남 강진의 병영상인은 오랫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었다. 남부지역 최대 상인집단으로 활동했던 병영상인을 재조명하고 학술적 가치를 발굴하는 학술대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강진군은 한국경영사학회와 함께 ‘강진 병영상인 학술발표대회’를 15일 오후 2시 병영면사무소에서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박성수 전남대 교수가 ‘병영상인의 형성과정에 관한 고찰’을, 김희만 성화대 교수가 ‘전라병영성의 특성과 물산’을, 김성수 경희대 명예교수가 ‘개성상인의 생성과 형성에 관한 경영사학적 연구’ 등 논문을 발표한다.

김신 한국경영사학회 회장(경희대 교수)은 “이번 학술대회는 역사 속에 묻혀 있던 병영상인을 복원하는 출발점”이라며 “오늘날 세계적 기업과 그 성과물은 병영상인과 같은 전통상인의 이념과 경영기법을 이어받아 이뤄진 결과라는 것을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병영상인은 1417년 전라병영성이 강진 병영에 설치된 이후 500여 년 동안 활동해 왔다. 이들의 상업활동은 1657년부터 6년간 병영에서 억류생활을 했던 하멜이 남긴 ‘하멜표류기’에도 언급돼 있다. 병영상인의 활동 기록이 역사에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대상(大商)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로 소규모 생활용품을 다뤘기 때문에 이름이 알려진 상인이 드물다는 것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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