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료기기 수출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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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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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업체 성과 잇달아

엄년식 유바이오메드 대표(왼쪽)가 무균 실험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마이크로 니들 기
구’에 대한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약물 주입용으로 쓰이는 이 기구는 다음 달 의료기
기 제품으로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엄년식 유바이오메드 대표(왼쪽)가 무균 실험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마이크로 니들 기 구’에 대한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약물 주입용으로 쓰이는 이 기구는 다음 달 의료기 기 제품으로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9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창업보육센터 409호 유바이오메드. 33m²(10평) 남짓한 공간에 엄년식 대표이사와 직원 3명이 한창 회의를 하고 있었다. 특허 등록된 주력 품목 ‘마이크로 니들(Micro Needle) 기구’의 판매 홍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 기구는 5월 중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아 병원용이나 개인용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니들은 머리카락 굵기인 80Fm(마이크로미터) 바늘에다 나선을 삽입한 것. 총 6개의 바늘과 약물을 담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워낙 가늘어 피부에 닿아도 고통을 느낄 수 없다.

엄 대표는 탈모제를 머리에 바르는 사람들이 ‘약품이 흘러내리고 진득거린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마이크로 니들은 톡톡 두드리는 방식으로 혼자서도 간편하게 주사할 수 있는 데다 피부에 직접 약물을 넣기 때문에 효과도 배가 된다. 원래 탈모시장을 겨냥했지만 시제품을 만들고 보니 잔주름 제거, 피부 개선 등 피부시장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유바이오메드는 2009년 8월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지금까지 특허 출원만 모두 19건. 월평균 1건 이상의 특허를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얼마 전 열린 국제의료기기 전시회에서는 싱가포르 인도 등과 10억5000여만 원의 수출상담 성과도 올렸다. 엄 대표는 “지금까지가 기술(특허) 개발에 몰두한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사업성과를 낼 시기”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의료기기 관련 업체들이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 개발과 제품을 선보이면서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에도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구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최근 서울 코엑스 국제의료기기 전시회에서 지역 업체 12곳은 총 1380만 달러(149억7000여만 원)의 상담실적과 370만 달러(40억1000여만 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원바이오젠은 상처치료·소독용 밴드 50만 달러(5억4000여만 원)어치를 일본 대만 등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알푸스는 발바닥의 압력·균형 등을 측정하는 족저압측정기와 보행훈련용 매트 등 10만 달러(1억800여만 원)어치를 일본에 수출하기로 했다. 이번 전시회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전 세계 32개국 1026개 기업이 참여해 지역 의료기기 업체들을 알리는 좋은 기회의 장이었다. 특히 일부 업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인정받고 업무제휴 제의를 받았다.

이종섭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은 “지역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의료 관련 중소기업이 많다”면서 “이들을 집중 지원해 ‘메디시티 대구’ 만들기에 기여하는 한편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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