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본 ‘韓확산’ 수정…약한 ‘방사성 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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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초기 조건과 예측기간 변화 따른 것"
KINS "방사성 물질 한반도 직접유입 없는 듯"

일본발 방사성 물질의 확산 분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독일과 일본 기상청이 잇따라 한반도 직접 확산 가능성을 예측했던 당초 분석을 대폭 수정했다.

전국적으로 내린 비에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예상도 빗나가 지나친 우려를 키운 것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커졌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6~9일 방사성 물질 확산 예측도'에서 일본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사흘 뒤인 9일에는 한반도 쪽이 아닌 일본 동북쪽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일을 기준으로 분석한 확산 예측도에서 방사성 물질이 사흘 뒤인 7일에는 미량이지만 한반도 남부 지방에 상륙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4일 기준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요오드 1베크렐(㏃)이 방출됐다고 가정했을 때 5¤6일에는 이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는 도달하지 않았으나 7일에는 호남 등 한반도 남부지역에 1㎥당 1000조(兆)분의 1㏃ 상당의 방사성물질이 지상에 낙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방사능 공포'의 현장인 일본에서 공개한 이런 초기 분석은 방사성 물질의 한반도 직접 유입 가능성이 없다는 한국 기상청의 분석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 논란과 우려를 더욱 키웠다.

이에 앞서 독일 기상청도 지난 6일 기준으로 8일 상황을 전망한 예측도에서 일본 방사성 물질이 역시 일본 동북쪽으로 퍼지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분석 자료를 공개,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던 '한반도 방사능 유입' 우려를 불식시켰다.

독일 기상청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방사성 물질의 경우 7일 오전 9시 부산을 비롯한 남해안 지방이 일본 도쿄와 히로시마 등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 남쪽 대부분 지역과 비슷한 고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이에 대해 토마스 휴만 독일 기상청 예보관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를 통해 "모든 시뮬레이션은 상황에 따라서 바뀌게 되는데 특히 고기압과 저기압, 기류는 항상 변한다"면서 "그래서 이런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쿠시마가 편서풍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방사성 물질의 전파는 남동쪽으로 갈 것이며 한국으로의 전파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이처럼 독일과 일본의 방사성 물질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가 크게 바뀐 것은 예측 모델에 입력한 데이터와 예측 기간 등이 변하면서 결과가 새로 도출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7일 전국적으로 내린 비에 방사성 물질이 미량 섞였을 가능성은 있지만 일본에서 한반도로 직접 유입된 짙은 농도의 '방사능 비'가 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제주 방사능 측정소에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9시 채취한 공기에서는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Cs-137, Cs-134)의 농도가1.05~1.86mBq/㎥였지만 비가 내린 뒤 7일 오전 6시까지의 농도는 0.385~0.580mBq/㎥으로 낮아졌다.

KINS는 제주에서만 3시간 간격으로 시료를 채취해 방사성 물질을 측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6일 시료를 바탕으로 한 다른 측정소의 결과로는 이날 내린 비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판단할 수 없다.

윤철호 KINS 원장은 "여러 관측에서 (남쪽으로부터) 우리나라로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한 시간대에 오히려 제주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이 줄거나 검출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그런 방향(남쪽)으로 기류가 직접 유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 한반도에 유입된 바람의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동중국해나 중국을 거쳐서 불어온 남서풍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본 쪽 바람은 당초 예상대로 일본 남쪽이나 태평양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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