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방폐공단 ‘경주 시대’ 조기 개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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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본사 경주 이전’ ‘경주시민과 한 가족이 되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임직원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조기 이전을 환영합니다. 경주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어 주십시오’.

경북 경주시 간선도로 곳곳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31일까지 경주로 본사를 이전하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을 환영하는 것이다.

경기 용인시에 있던 본사를 경주로 옮기는 첫 이삿짐은 28일 경주시 북성로 옛 경주여중 건물에 도착했다. 최양식 시장과 김일헌 시의회 의장, 이상효 경북도의회 의장 등이 꽃다발을 들고 나와 민계홍 공단 이사장과 본사 직원들을 맞이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경주 이전’이라는 현수막을 앞에 붙인 25t 화물차 8대가 이삿짐을 싣고 줄지어 들어오자 시민 300여 명이 박수로 환영했다.

공단은 다음 달 1일부터 ‘경주 본사 시대’를 공식적으로 연다. 용인 임시사무소 근무 인원을 제외한 210여 명이 경주 본사에 근무하게 된다. 이 가운데 30%가량은 가족과 함께 경주시민이 됐다. 공단은 이곳을 임시 본사 건물로 사용하다 2014년까지 시내에 신사옥을 건립할 계획이다.

2009년 1월 설립된 공단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함께 2014년 경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3년을 앞당겼다. 지난해 12월 경주시 양북면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방폐장)에 중저준위 폐기물 2000드럼이 처음 반입된 것을 계기로 본사 이전에 속도를 냈다. 민계홍 공단이사장은 “국내 원자력 발전이 시작된 지 30여 년 만에 방폐장을 만들고 첫 반입을 하게 된 것도 역사적”이라며 “방폐장 관리를 맡은 공단으로서 경주시민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4년이라는 일정에 맞추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경주로 이전하는 것이 방폐장 안전운행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라는 것이다.

경주시 양북면에 짓고 있는 방폐장은 1단계(지하 130m 동굴에 80만 드럼 저장 규모)가 내년 12월 완공될 예정으로 그때까지 반입되는 방폐물은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인수저장고에 보관하게 된다. 방폐장 전체 용지 210만 m²(약 63만6000평)는 에너지 테마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공단 측은 다음 달 3일까지 홈페이지(www.krmc.or.kr)를 통해 본사 이전에 관한 퀴즈 행사를 진행하며 5일에는 토함산에서 나무를 심고 9일에는 전 직원이 ‘경주벚꽃마라톤’에 참가한다. 공단의 경주 본사 시대를 알리려는 것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첫 방폐물 반입에 따른 수수료 12억 원으로 교육환경 개선과 농수산업 및 관광진흥 사업을 시작했다. 방폐장 유치에 따른 특별지원금 1500억 원도 받았다. 최양식 시장은 “본사를 3년이나 빨리 옮긴 것만 보더라도 공단이 방폐장 관리를 완벽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며 “시민들이 방폐장 유치를 잘했다고 칭찬하도록 경주시와 공단이 협력체제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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