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3개市 여수 - 순천 - 광양 힘 합쳐도 부칠 판에 사사건건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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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바다 떠오르는 3개市여수

인접한 전남 여수, 순천, 광양시가 사안마다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2013 순천만국제박람회를 앞두고 여수, 순천, 광양시가 서로 통합과 상생해야 한다”며 “여수, 광양시에 광역 행정협의회를 개최하자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여수, 순천, 광양시가 참여하는 광역 행정협의회는 1986년 구성됐으나 2008년 순천대 공대의 광양지역 이전 논쟁이 불거진 뒤 중단됐다.

여수시는 “노 시장이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에서 모임을 발표해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을 위해 같이 힘을 모아도 부족할 시기에 분열과 갈등만을 조장했다”며 “여수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아 놓고 광역 행정협의회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광양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며 노 시장이 갑자기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여수, 광양시는 “순천시가 일방적으로 광역 행정협의회 개최를 요구한 것에 대해 내심 불쾌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전남 동부권이 빠르게 개발되면서 여수, 순천, 광양시는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조성한 율촌 제1일반산업단지 919만 m² 가운데 30% 정도가 여수, 순천, 광양시에 걸쳐 있다. 바다를 매립해 조성했기 때문에 행정구역이 각 자치단체에 걸쳐 있는 것이다. 입주 기업들은 복잡한 행정구역으로 기업 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조정을 호소하고 있다. 광양만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7월부터 행정구역 조정계획을 수립해 해결책 마련에 나섰지만 3개 자치단체는 절충점을 찾지 못해 조만간 전남도 분쟁조정위원회에 행정구역 조정 안건을 상정해 협의할 예정이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광역 행정협의회 개최에 희망을 걸었으나 결국 분쟁조정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기업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3개 자치단체는 KBS 순천 방송국의 여수 이전, 순천∼완주 고속도로나 이순신대교 명칭, 순천대 공대의 광양 이전계획, 항공기 지역 안내방송 등을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인접한 3개 시가 서로 다투는 것은 전남 동부지역의 장기적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동번영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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