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이창기 준위에게 둘째형 성기 씨(46)가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1년이 지나도 아픔은 계속…

창기야, 네가 그렇게 간 지 벌써 1년이나 지났구나. 시간이란 게 정말 쏜살같이 흐른다. 시간은 흐르는데 상처는 그대로구나. 우리 형제들이야 아직 젊으니 그래도 괜찮지만 어머니는 1년 사이 정말 많이 늙으셨다. 이번 1월에 함께 명절을 쇠면서 네가 잠들어 있는 현충원에 모시고 갔는데 아무 말씀도 못하시고 대성통곡만 하시더라. 1년이 지나도 가슴이 베인 것 같은 아픔은 가시질 않는다. 조카 산이는 이제 중학교 2학년이다. 제수씨는 사실 네 장례 치르고 한 번도 얼굴을 못 봤다. 큰아버지들이 자주 드나들면 “동생 보상금을 노리고 저러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것 같아 마음처럼 자주 찾을 수 없더구나. 네가 모시던 최원일 함장도, 다른 유가족들도 쉽게 만나기 힘들다. 자꾸 얼굴 마주쳐 봐야 서로 마음만 아프기 때문이야. 그래도 너의 1주기에는 꼭 함께 네가 있는 그 바다에 다시 가볼게. 못난 형이라 미안하다 창기야.

(이 준위=40, 경기 양평, 부인과 1남·산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