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이상민 하사에게 둘째 누나 순희 씨(29)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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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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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미니홈피 대신 돌봐줄게


요즘 주위에서 천안함 폭침 1년이라고 떠들썩하네. 하지만 솔직히 가족들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루하루가 똑같이 힘들단다. “벌써 1년이나 됐어?”라는 사람들의 말 한마디가 그대로 비수가 돼 날아오거든. 요즘도 누나는 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대신 관리하기 위해 매일 접속한단다. 명절이나 생일에 음식을 만들 때면 네 얼굴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만날 옆에서 집어 먹으면서 이건 맛이 어떻고 저건 맛이 어떻고 쫑알쫑알대던 너였지. 서울에 있다보니 현충원을 매일 가지 못하지만 최대한 자주 찾으려고 해. 상민이 동기인 재엽이 어머님께서 다행히 매일 비석 닦으러 가셨다가 우리 상민이 묘도 챙겨주시더구나. 상민이가 홀로 외롭게 가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야. 네 군대 월급통장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마 없애질 못했어. 그 통장에서 돈을 찾을 용기도 도무지 나지 않는구나. 네 흔적이 지워질까봐.

(이 하사=21, 충남 공주, 부모, 1남 3녀 중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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