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숫자 46보면 천안함 아저씨들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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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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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북포초등학생들 “희생 영원히 기억” 추모편지

천안함 폭침 1년을 앞두고 19일 인천 옹진군 백령면 북포초등학교 3학년 1반 학생들이 46용사 및 고 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는 편지를 쓰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jean@donga.com
천안함 폭침 1년을 앞두고 19일 인천 옹진군 백령면 북포초등학교 3학년 1반 학생들이 46용사 및 고 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는 편지를 쓰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jean@donga.com
‘(천안함 46용사님) 먼 하늘에서 용사님들의 가족을 꼭 지켜주세요.’

19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면 북포리 북포초등학교. 학교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천안함 46용사의 국가를 위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날 북포초등학교에서는 3, 6학년생 30여 명이 천안함 폭침 사건 1년을 기리기 위해 추모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천안함 폭침 관련 영상을 시청한 뒤 한 시간가량 정성스레 편지를 썼다. 비록 삐뚤빼뚤한 글씨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는 정성이 담겼다.

6학년 홍명희 양(12)은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낸 46용사 부모님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봤습니다. 먼 하늘에서 용사님들의 가족을 꼭 지켜주세요”라며 “앞으로 ‘46’이라는 숫자가 나오면 제일 먼저 천안함 용사 아저씨들을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편지를 썼다. 같은 반 장윤지 양(12)도 “용사님들의 희생이 저와 가족들에겐 슬픔이 됐습니다. 바다보다 푸르고, 하늘보다 높은 용사님들의 마음가짐을 항상 생각하며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이들을 추모했다.

학생들은 아직 어리지만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북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윤다빈 군(12)은 “북한이 우리에게 이런 짓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천안함 46용사 같은 군인들이 계신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3학년 성은주 양(9)도 “북한은 정말 나쁜 것 같다”라며 “천안함 용사 아저씨들이 천국에서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포초교 학생들은 23, 24일 백령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아 천안함 46용사를 추모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김종희 북포초교 교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안보 의식을 기르고 천안함 46용사를 기리기 위해 추모 편지 쓰기 행사를 열었다”며 “앞으로 위령탑을 학생들을 위한 안보교육 장소로 활용하고 주변 청소 등 위령탑 관리도 자발적으로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령도=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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