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8강진-쓰나미 대재앙]“일본 간 가족-친구 연락안돼요”… 트위터-휴대전화 통화폭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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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보낸 가족들 “별일 없기를…” 애태워

국내 日여행객 “귀국 비행기 언제쯤 뜨나”

일본에서 140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에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를 보낸 시민들은 불안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일본 현지와 연락이 두절되면서 가족과 친지들의 생사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은 인터넷과 TV를 주시하며 애를 태웠다.

대학생 딸이 도쿄(東京)에서 유학 중인 김모 씨(50)는 “11일 오후 4시에 마지막으로 딸과 통화한 후 더는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지진이 났을 시간에 딸이 전철을 타고 있었으며 급히 열차에서 내려 선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고 있다고 전해 왔다”며 “그나마 통화가 뚝뚝 끊겨 하루 종일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니가타(新潟) 현에 부모와 남동생이 살고 있는 회사원 조규인 씨(27)도 “지진 발생 직후 30분 동안 계속 전화를 걸어 겨우 아버지와 연락이 닿았다”며 “아버지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도쿄로 출장을 간 경기도 국제교류담당 직원 4명도 지진이 난 이후 통화가 되지 않고 있어 경기도가 긴급히 소재 파악에 나섰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일본인 유학생들도 이날 하루 종일 전화기에 매달렸다. 일본에서 여진이 계속 발생한다는 뉴스를 접한 우에다 모모코(上田桃子·22·여·연세대 한국어학당 재학) 씨는 “부모님과 남동생에게 안전한 한국으로 오라고 했지만 공항과 항구 모두 폐쇄됐다고 하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연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25세 일본 여학생도 “도쿄에서 대학원에 다니는 큰언니가 일본에 있는 가족들과도 연락이 끊긴 상황”이라며 “가족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다급한 심정을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부터 “센다이(仙臺)에 있는 가족, 친구의 생사를 확인해 달라”는 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ais_iji’라는 ID를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일본 센다이 도호쿠(東北)대 약대에서 근무하는 김종무 씨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해당 대학 사정을 아는 분은 꼭 연락해 달라”고 애원했다.

관련 단체나 기관도 사태 파악에 분주했다. 일본 유학생들의 모임인 ‘동경유학생모임닷컴’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은 일본 어학원 등을 통해 안전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도 “다만 도쿄 등에 살고 있는 한인 유학생들은 하루 종일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여행 온 일본인 관광객들도 지진 소식에 귀국을 서두르는 이가 많았다. 서울 명동에서 만난 한 일본인(52·도쿄 거주)은 “부모님은 요코하마에 살고, 할아버지가 센다이에 사는데 연락이 안 돼 너무 불안하다”며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표를 구하기 위해 항공사에 계속 전화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여행사들도 초비상 상황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11일 현재 이 여행사 상품으로 일본을 여행 중인 여행객은 1700여 명.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 중 6개 팀 130명이 도쿄에 있지만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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