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현빈 해병대 입소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7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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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경북 포항시 오천읍 해병대 교육훈련단 정문. '배우 현빈은 아름다웠습니다. 배우 김태평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대형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수십여 명의 여성팬들은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수막을 흔들며 그의 입소를 지켜보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여성은 "오전 6시부터 이곳에 와서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아줌마 팬들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이를 업거나 손을 잡은 30~40대 여성들이 줄줄이 해병대 교육훈련단으로 들어갔다. 목발을 짚고 들어가는 여성도 눈에 들어왔다. 울산에서 왔다는 김소정 씨(35·여)는 "현빈이 입대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잠을 설쳤다"면서 "세 살배기 아이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그의 입대를 축하해 주러 왔다"고 전했다.

외국에서 온 여성 팬들도 넘쳤다. 일본 도쿄에서 왔다는 고이즈미 노리코 씨(64·여)는 그가 직접 만든 현수막을 보여줬다. '반가워요 현빈'이라는 문구와 현빈의 얼굴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그는 "2006년 드라마 '눈의 여왕' 출연 때부터 현빈의 팬이 됐다"면서 "그의 목소리는 너무 감미로워서 신이 내려준 것 같다"며 흥분했다. 이어 "무사히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팬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보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50~60대 30여명으로 구성된 고이즈미 씨 일행은 6일 부산에 도착해 하루를 보낸 뒤 아침 일찍 현장에 왔다.



배우 현빈의 인기는 높았다. 7일 경북 포항시 오천읍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이른 아침부터 국내외 팬과 취재진 2000여 명이 몰렸다. 일본, 홍콩, 대만, 중국 등에서 온 외국팬 20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교육훈련단 정문 앞에서 대형사진과 소형 현수막을 들고 대기했다. 국내외 취재진 200여 명도 열띤 취재경쟁을 펼쳤다.

현빈 때문에 이날 해병대는 비상이 걸렸다. 몰려든 인파로 인해 안전사고 우려가 크자 입소 통로를 일반인과 현빈 팬으로 나눠서 만들었다. 기자회견과 팬 미팅 시간도 계속 바뀌었다. 당초 낮 12시 반경 열리기로 했지만 오후 1시경으로 연기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정신없었다. 해병대 관계자는 "현빈 입소 전날부터 오천읍 인근에 팬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사전 대비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교육훈련단 남문에는 현빈 수천여 명의 여성팬들을 위한 임시화장실이 설치되기도 했다.

현빈은 이날 오전 11시경 해병대 교육훈련단이 있는 오천읍 인근에 도착해 가족과 식사를 마치고 오후 12시 반 경 부대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는 이어 오후 1시 반 경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작년과 올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넘치는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면서 "2년 뒤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와 여러분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현빈은 짤막한 소감을 밝힌 뒤 팬들 앞에서 큰절을 했다. 일어선 그는 모자를 벗고 짧은 머리를 공개했다. 현빈은 눈시울을 붉히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군복무 잘하라"고 외쳤다. 현빈은 짧은 팬과의 만남 이후 곧장 연병장에서 열린 입소 행사에 참가해 1137기 해병대 동기 600여 명과 함께 입소식을 가졌다. 현빈은 동기들과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어머님 은혜'를 같이 부른 뒤 신병교육대로 들어갔다.

김태은 해병대사령부 정훈공보실장은 "현빈팬들이 많이 몰리지 않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입소식을 치렀다"며 "현빈은 다른 입소자들과 같이 6주간 기본 군사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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