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캠퍼스에서 주폭 몰아내자”

  • 동아일보

청주흥덕경찰서-지역 6개 대학 협약… 신입생 환영회 음주사고 예방 나서

지난해 4월 29일 오후 충북 C대학 한 학과 휴게실. 이 학과 1, 2학년생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선후배 대면식이 열렸다. 술을 전혀 못하는 신입생 K 씨(20·여)는 ‘선배 이름을 모른다’는 등의 이유로 종이컵 여덟 잔 분량의 소주를 마셨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K 씨는 친구들에 의해 자취방으로 옮겨졌다. K 씨는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새 학기를 앞두고 각 대학 신입생환영회나 오리엔테이션에서의 음주 관련 사고가 우려되는 가운데 경찰과 대학들이 건전한 음주문화 만들기를 위해 손을 잡았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서장 강병로)는 충북대 서원대 청주교대 한국교원대 꽃동네사회복지대 충청대 등 관할 내 6개 대학과 ‘주폭(酒暴) 척결 및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충북지방경찰청이 지난해 말부터 시행 중인 ‘주폭 척결운동’의 하나로 마련됐다. 주폭은 만취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폭행이나 협박 등 행패를 부리는 사회적 위해범을 뜻하는 것으로 ‘조폭’에 빗댄 말.

협약에 따라 흥덕서는 새 학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환영회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음주 관련 사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학 및 학생회 등과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또 대학 측은 학교 내외에 주폭 척결 플래카드를 내걸고 캠페인 등을 펼치기로 했으며 학생회도 폭음 및 강제로 술 마시게 하기 자제, 취한 동료 집까지 바래다 주기 등의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강 서장은 “해마다 대학 입학철이면 음주 때문에 죽음에까지 이르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며 “이번 협약이 대학 내에 건전한 음주문화가 정착되고 주폭 사범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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