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실종’ 사건 다룬 영화 ‘아이들’ 개봉 나흘만에 관객 77만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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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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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사라진 애들… 2002년 발견된 유골… 2011년 살아난 관심
실화의 힘… 제2 ‘살인의 추억’ 흥행 조짐… “아동범죄 시효 폐지” 시민들 서명 운동도

영화 ‘아이들’을 계기로 아동대상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들이 개구리를 잡으러 산으로 향하는 영화 속 장면. 누리픽쳐스 제공
영화 ‘아이들’을 계기로 아동대상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들이 개구리를 잡으러 산으로 향하는 영화 속 장면. 누리픽쳐스 제공
20년 전 발생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실제 사건에 대한 관심과 진상 규명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7일 개봉한 ‘아이들’은 20일까지 나흘간 77만32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현빈의 ‘만추’를 2위로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올 설 연휴 극장가에서 흥행 1순위를 기록했던 ‘조선명탐정’도 개봉 이후 나흘간 끌어모은 관객 수는 75만2450명에 그쳤다.

영화는 방송국 PD 강지승(박용우)과 대학교수 황우혁(류승룡)이 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는 내용이다. 1991년 사건 발생부터 2002년 유골 발굴까지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범인이 등장하는 부분 등에는 극적인 요소를 첨가했다.

이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제작사인 누리픽쳐스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벌이는 ‘아동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대국민 서명운동’에는 21일 오후 3시 현재 온라인으로 2만5000여 명, 오프라인으로 2만여 명 등 모두 4만5000여 명이 참여했다. 인터넷 카페 ‘개구리소년 공소시효 폐지 재수사’에도 최근 제보를 비롯한 새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도 이 영화와 실화에 관한 의견을 활발하게 주고받고 있다. 트위터에서 이 영화를 언급한 사례는 하루 평균 500건이 넘는다. 20일에는 1000건을 넘어섰다. 트위터 ID ‘@jimin1995’는 “(내가) 태어나기 전 일이라 잘 몰랐는데 비극적인 사건을 알게 돼 정말 슬프다. 어린 아이들을 다섯 명씩이나 어떻게…”라는 글을 올렸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제2의 ‘살인의 추억’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03년 상영된 ‘살인의 추억’은 당시 5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누리픽쳐스 엄주영 PD는 “어두운 주제를 다뤄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 사건을 다시 공론화하는 사회적 기능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을 보도한 2002년 9월 27일자 동아일보 A1면.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을 보도한 2002년 9월 27일자 동아일보 A1면.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에 살던 우원철 군 등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된 사건이다. 2002년 9월 달서구 용산동 성산고 신축 공사장 뒤편 야산에서 유골이 발견됐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2006년 3월 25일 15년의 공소시효가 지나면서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현재 국회에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 2건이 제출돼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과 민주당 홍재형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이 법안들도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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