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해균 선장 “엄마 보고 싶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4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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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곤란으로 호흡장치 재부착한 석 선장  소말리아 해적이 쏜 총탄에 맞아 쓰러진 뒤 13일 만인 지난 3일 처음으로 의식을 회복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이 밤새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4일 새벽 호흡보조 장치를 다시 달았다. 이날 오전 의료진이 석 선장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호흡곤란으로 호흡장치 재부착한 석 선장 소말리아 해적이 쏜 총탄에 맞아 쓰러진 뒤 13일 만인 지난 3일 처음으로 의식을 회복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이 밤새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4일 새벽 호흡보조 장치를 다시 달았다. 이날 오전 의료진이 석 선장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은 의식이 돌아온 후 4일 새벽 호흡곤란 증세로 다시 인공호흡기를 달기까지 18시간 동안 의료진 및 가족과 여러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석 선장은 "어머니가 곧 오시지 않겠느냐"며 어머니 손양자 씨(79)를 그리워했다고 아주대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석 선장을 치료 중인 아주대병원 의료진 및 석 선장 가족에 따르면 석 선장은 의식이 있는 동안 농담을 하기도 하면서 쾌활한 모습을 보였다. 둘째 아들 현수 씨가 걱정스런 얼굴로 석 선장에게 다가가 "아빠, 나에요"라고 말했을 때 석 선장은 웃으며 "졸리다. 나가봐라"고 장난스럽게 받아치며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 또 해군 출신인 이국종 교수가 석 선장의 눈에 띄는 곳에 해군마크를 붙여놓고 보여주자 "나도 해군인데…"라며 재치 있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앞서 석 선장은 의식이 깨자마자 의료진이 '여기가 어딘지 알겠냐'고 묻자 말없이 웃음만 지어보였고, 왜 웃는지를 묻자 "좋아서 (웃는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삼화주얼리호의 선원들이 온전히 귀국한 소식을 듣고 석 선장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석 선장이 깨어난 직후 부인 최진희 씨가 "선원들은 무사하다. 곧 면회를 올 것 같다"고 하자 선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석 선장은 또 "여기는 TV도 없고 신문도 없어 심심하다"며 의료진과 얘기를 나누자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형제자매 얘기를 하며 과거를 떠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깨어있던 선 선장을 본 병원 관계자들은 석 선장을 두고 '바다 사나이'다운 모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의료진은 "석 선장이 정도 많고 농담도 잘 한다. 의식 있을 때 이뤄진 고통스런 치료도 여유롭게 견디더라. 한 마디로 진짜 '마도로스'"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석 선장은 지난해 11월에 일어난 연평도 사건에 대해 묻자 "해병이 아주 잘했다"고 말하고, 선원 이름을 떠올리는 등 과거 일에 대해서도 잘 기억해내고 있어 뇌기능은 정상이라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다.

석 선장은 3일 오전 8시 반경 인공호흡기와 기관(氣管)튜브를 제거한 후 의식을 회복해 4일 새벽 2시 반경 급성 호흡부전증 증세를 보이기 전까지 이 상태를 유지했다. 이후 석 선장은 다시 호흡 보조장치를 달며 '가(假)수면'에 들어간 상태로 병원 측은 며칠 간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정형외과 수술 등의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수원=류원식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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