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치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방안의 주요 변화는 과목 명칭이 국어 수학 영어처럼 교육과정 명칭과 같아졌다는 점이다.
종전의 언어 및 외국어영역은 범교과적으로 출제돼 학교 수업만으론 준비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교과 중심으로 문제를 내겠다는 방침이 나왔다.
교과 중심의 출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발표에서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실제 문제 형태를 내년에 공개하겠다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수능 문제가 사고력 위주의 평가에서 주입식 또는 암기식 교육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 과거 학력고사로 회귀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수능 개편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교과 중심 출제가 학업성취도평가와 비슷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시안을 내놓을 때도 수능의 성격을 통합교과형에서 성취도평가형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장기 대입선진화연구회의 백순근 수능체제 분과위원장(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은 27일 “교과 위주의 출제가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를 의미하진 않는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내용 위주로 출제하면서도 응용력을 담보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회의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도 “종합적 사고력을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과목을 통합한 후 복잡하게 내지 않고, 교과서에서 학생이 주로 접할 수 있는 문제 위주로 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수능 역시 학업성취도평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학업성취도평가는 교과서 내용과 학교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을 위주로 출제한다. 교과서 기본 지식이나 핵심개념 또는 원리이해에 초점을 맞춰 수능보다 약간 단순할 뿐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부할 때는 교과서에 중점을 둬야 한다. 다만 다양한 교과서의 내용을 두루 알아두면 유리하다. 올해 고교 신입생부터 사용하는 교과서는 국어만 해도 16종에 이른다. 안연근 잠실여고 진학지도 교사는 “국어는 다른 교과서에 있는 지문도 모두 알고, 영어는 여러 교과서에 공통으로 나오는 단어를 따로 정리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BS 교재와 강의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다양한 교과서 내용을 통합해서 만들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임병욱 인창고 진학지도 교사는 “교과서로 기본 개념을 익히고 EBS 교재로 변형된 문제에 익숙해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새 형태의 수능 모의평가를 내년에 시작한다. 백 위원장은 “예비 고교 1학년은 기초 과목을 배우므로 학교 수업을 열심히 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예시안이 나오면 학교 수업이 수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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