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남권 신공항 유치 없던 일 될수도 있다”

  • 동아일보

■ 거리로 나선 강주열 신공항 밀양유치 결사추진위 본부장

강주열 본부장이 26일 오후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 발대식에서 대정부 결의문을 읽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강주열 본부장이 26일 오후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 발대식에서 대정부 결의문을 읽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상생의 길을 가자는데 공멸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강주열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 본부장은 자칫 신공항 건설 문제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며 격양돼 있었다. 그는 “제2관문이 될 신공항은 나라의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심정으로 접근해야 옳다”면서 “하지만 현실은 정치적인 논리가 작용하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정부가 신공항 입지를 부산 가덕도 혹은 경남 밀양으로 결정하면 따르면 되지 않느냐”며 “왜 부산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4개 시도 합의문에 서명을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주변은 신공항 밀양 유치를 요구하는 현수막 수백 장으로 둘러싸였다. ‘대통령 공약 아닌교 단디 하이소’, ‘더 이상 못 참겠다 3월에 끝장내자’, ‘영남권 민심 폭발했다’, ‘하늘길 막혀 영남권 다 죽는다’ 등 일부 자극적인 문구도 있었다. 이날 이곳에서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4개 시도 시민사회단체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공항 밀양 유치 결사추진위원회 발대식이 열렸다. 신공항 밀양 유치를 바라는 민심은 어느 때보다 거셌다. 행사에 참석한 강 본부장은 4개 시도 단체 대표와 삭발을 했다. 신공항 밀양 유치를 염원하고 정부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는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폭발 직전의 민심 현장을 직접 봤어야 한다”면서 “관(官)이 주도하고 있는 신공항 밀양 유치 추진도 믿을 수가 없어서 뜻을 같이한 지역민들과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추진단 결성은 두 달여 만에 이뤄졌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이었다는 게 강 본부장의 설명이다.

신공항 건설 문제가 지역 간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부산 쪽에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발언을 자꾸 쏟아내고 있다”면서 “구태여 신공항 문제로 양쪽이 싸울 필요가 없다. 자기주장을 하되 공사비용, 접근성 등에 대해 객관적인 수치로 따져보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신공항 밀양 유치는 영남권 전체를 위하는 일이지만 가덕도 유치는 부산만 위하는 일이 아니냐”며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지금이라도 4개 시도가 합의한 사안에 부산도 동참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하루빨리 공청회나 토론회를 열어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고 공항 접근 인프라 구축과 같은 정부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신공항 건설 문제가 올 3월 어떤 쪽으로든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면 지역민들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표심으로 심판할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요구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