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실기문제 조직적 유출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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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 비밀홈피 통해… 경찰, 연합회 서버 압수수색

의대생들이 비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 문제를 조직적으로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6일 최근 제기된 의사 실기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근 전국의대생연합회 홈페이지 서버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험문제 유출 정황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홈페이지에 실린 내용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시험문제가 조직적으로 유출되는 등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관련자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홈페이지에는 2011년 의사국가시험 실기문제들이 대부분 게재돼 있고 시험장 내 의료 도구 상태와 모의환자 증상까지 상세히 묘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은 통상 9월부터 석 달 동안 하루에 72명씩 치르며 문제도 반복 출제되고 있다. 의대생들은 학교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먼저 시험을 본 뒤 다른 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알려주도록 응시 순서까지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지어 전국 41개 의대가 각각 몇 문제씩 시험문제를 복원했는지 통계까지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달 초 의대생들 사이에서 실기시험 문제가 나돌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그동안 내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 문제는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이미 학생들 사이에 알려진 문제가 많아 이 문제들을 사이트에 게재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 경우에 대한 법리적 문제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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