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다문화 멋진 화음 기대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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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네트워크, 80여명 모아 오케스트라 준비
“악기 부족해도 연말공연때 솜씨 자랑할래요”

8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청소년문화의집.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 8명이 감미로운 클래식음악을 들려주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공연을 감상했다. 이날 행사는 ‘다문화가족 음악학교 개교식’을 기념해 광주다문화지원네트워크와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마련한 작은 음악회다. 공연이 끝난 뒤 아이들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서 악기 다루는 법을 배웠다.

광주다문화지원네트워크 장우철 회장은 “바이올린과 첼로를 받아든 아이들이 무척 행복해했다”며 “악기 연주를 통해 화목한 가정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케스트라 창단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이 음악학교는 베네수엘라 빈민촌의 아이들이 음악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었던 ‘엘시스테마’의 광주판이다.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시스테마 이야기는 음악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 줬다. 영화로도 제작돼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다문화네트워크와 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0월부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단원 모집에 들어가 초중고교생과 부모 등 80여 명의 신청을 받았다. 한국현악기협회에서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 71대를 기증해 오케스트라 창단을 도왔다.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매주 한 차례 자원봉사자로 나서 이들을 지도하기로 했다.

아직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가 전부지만 앞으로 다양한 악기를 갖춰 오케스트라 면모를 갖춰갈 계획이다. 단원들은 열심히 악기를 익히고 곡을 연습해 올해 말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합동공연을 가진다는 목표를 세웠다. 필리핀에서 온 윤다솔(필리핀 이름 데이비드 윰·16) 군은 “처음으로 플루트를 만져봤는데 신기했다”며 “연말 공연에서 멋진 솜씨를 보여 주겠다”며 웃었다. 윤 군은 결혼이주민인 어머니와 함께 한국으로 왔다.

하지만 다른 악기를 구하기가 여의치 않아 다문화네트워크는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장우철 회장은 “초보자 연습용이므로 중고 악기도 괜찮다”며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다문화지원네트워크 062-651-0691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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