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미리/학생자원봉사 어설픈 관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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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해서 주민센터에 연락을 했다. 직원이 “추운 날씨에 무슨 자원봉사를 하느냐”며 “폐휴대전화를 가져오면 2시간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계산해준다”고 했다. 기가 막혔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봉사일 수 있겠지만 2시간짜리 자원봉사로 인정을 받게 해준다는 점이 놀라운 일이었다. 그보다 앞선 몇 달 전에도 학교에서 1시간 휴지 줍기를 하고 왕복 교통 시간까지 계산해서 3시간 자원 봉사로 처리했다는 말을 하며 딸아이가 ‘우스운 자원봉사’라고 표현했던 일이 떠올랐다.

도대체 우린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는 걸까. 이게 올바른 교육일까. 교육청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기나 할까. 진정한 의미의 자원봉사가 아니라면 겨우 생색내기에 불과한 일을 하는데 이를 교육의 하나라고 시행하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생각이라면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색내기나 업적 쌓기에 불과한 일 아닐까.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무엇인가를 몸소 체험하며 배우는 내 아이의 밝은 얼굴이 보고 싶다.

김미리 서울 구로구 개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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