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한우로 구제역 확산… 영양서도 의심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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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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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도살처분 경북 안동시 와룡면의 양돈단지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한우로까지 확산됐다. 방역당국은 이 지역의 소와 돼지들을 도살처분하고 방역 강화에 나섰다. 30일 와룡면의 한 야산에서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의 도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 안동시
가축 도살처분 경북 안동시 와룡면의 양돈단지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한우로까지 확산됐다. 방역당국은 이 지역의 소와 돼지들을 도살처분하고 방역 강화에 나섰다. 30일 와룡면의 한 야산에서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의 도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 안동시
경북 안동시 와룡면의 서현양돈단지 내 2곳의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30일에는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8km 떨어진 한우 농가에까지 확산됐다. 또 이날 오후에는 최초 발생지점에서 34km 떨어진 경북 영양군의 한우 농가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만약 1일 오전에 나올 정밀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되면 안동시 경계를 넘어선 첫 사례가 된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도살처분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가축시장 82곳에 대해 폐쇄 조치를 내렸다.

○ 도살처분 지역 확대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9일 오후 안동시 서후면 이송천리의 한 한우 농가가 구제역 의심 신고를 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조사를 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30일 밝혔다. 방역 당국은 이 농가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소 41마리를 도살처분했다.

방역 당국은 서현양돈단지의 농장주들이 일직면 등 인근 지역에 4개의 농장을 보유한 것을 확인했다. 농식품부는 “서현양돈단지는 농장주 5명이 모여 만든 것으로 이들은 다른 지역에도 농장을 갖고 있다”며 “아직 의심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4개 농장의 소, 돼지 1만550마리도 도살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구제역으로 인한 도살처분 규모는 총 140개 농가의 3만2285마리로 늘어났다.

한편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는 ‘O형’으로 판명됐다. O형 바이러스는 A형보다 감염 속도가 빠르다. 전파력이 높은 돼지와 O형 바이러스가 결합한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경북 영양군 일월면의 한 한우 농가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농식품부는 긴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전국 84곳 가축시장 중 제주도(2곳)를 제외한 82곳에 대해 폐쇄 조치를 내렸다. 구제역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총 85곳의 초소를 설치하는 등 안동시 전체에 대한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검사 및 신고 결과에 따라 공무원, 군경 등을 동원해 지역을 불문하고 강력한 방역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 충남 보령도 주목

방역 당국은 지난달 26일 서현양돈단지를 방문했던 수의사가 다음 날 충남 보령시의 한 돼지 농장(1만7000여 마리 규모)을 방문한 것을 확인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의사가 목욕을 하고 다른 차량을 이용하는 등 자체 방역 활동을 한 뒤 보령을 방문해 아직까지 특이 사항은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 구제역 발생 농장 2곳 중 1곳의 농장주가 지난달 3일부터 7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7월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방안’을 내놓으며 “외국을 방문한 농장 관계자들이 입국 5일 이내에 농장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8월에는 ‘가을철 구제역 방역대책 추진 강화방안’을 내놓고 9월부터 11월까지 구제역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공교롭게도 방역 강화 기간에 올해 세 번째 구제역이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농장주 1명을 제외한 외국인 노동자 등 다른 농장 관계자들은 최근 외국을 방문하지 않았다”며 “해외여행이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입 경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인에 대한 역학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속 타는 ‘한우 사육 1위’ 경북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해당 지역 농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 돼지 사육 규모가 전국 최고 수준인 경북은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경북의 한우 사육은 63만 마리로 전국 1위, 돼지 사육은 140만 마리로 3위다. 도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는 서현양돈단지에서 만난 김모 씨(52)는 “말로만 듣던 ‘도살처분’이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됐다”며 “꿀꿀거리던 돼지가 사라진 빈 돈사를 보니 가슴이 찢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한 서후면의 한우 농가들도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날 방역 작업을 현장에서 지휘한 김관용 경북지사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구제역 때문에 축산 소비가 급감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구제역이 안동을 벗어나지 않도록 방역 관리에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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