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 소년원 ‘올해의 교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3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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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23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요즘 체벌이 금지되면서 학교 교실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통제 불능의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교사들도 난감해하는 분위긴데요.

(구가인 앵커) 이 가운데 사제간의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소년원 제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선생님들의 이야긴데요. 신광영 앵커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
빨간 유니폼을 입은 소녀 악단의 경쾌한 연주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소년원에서 난생 처음 악기를 만져본 제자들이 스승에게 바치는 연줍니다.

이날은 소년원 학교 선생님 세 명이 '올해의 교사상'을 받는 날.

(현장음) 법무부 차관
"위대한 스승은 감화를 준다고 했습니다. 교사, 특히 소년원 교사는 참으로 철저한 헌신을 요하는 숭고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교사는 학생을 감화시킨다고 합니다. 소년원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올해의 교사상'은 소년원 학생들의 존경을 받는 교사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법무부가 제정해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습니다.

대상을 받은 장소환 선생님은 27년 동안 소년원 제자 수백 명을 자동차 정비사로 키웠고 장성한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 여러 차례 보기도 했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눈물로 키운 경험이 제자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터뷰) 장소환 / 고룡정보산업학교(광주소년원)
"이 세상에서 가장 … 사랑하는 사람이 제 아들입니다. 소년원에 온 아이들도 그 집에서는 정말 소중한 자식이거든요. 그래서 제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지도하고 있습니다."

손성진 선생님은 '디딤돌 아카데미'라는 단기 집중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년원 제자들이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해줬습니다.

'통제 불능'의 제자들을 수없이 겪어온 손 교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체벌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인터뷰) 손성진 / 대산학교(대덕소년원)
"아이들의 다친 마음, 아픈 상처 이걸 감싸주기 위해서는 물리적 힘으로는 안 됩니다. 일단 다가서고 마음을 함께 나누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 아이가 아픈 걸 치유할 수 있어요."

또 다른 우수상 수상자인 김태령 선생님은 소년원에서마저 적응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모아 함께 밤을 새며 검정고시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소년원생들이 쓴 영화감상문 발표회도 열렸습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원생은 재범을 저질러 다시 소년원에 왔지만 선생님의 헌신적인 관심에 비로소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소년원생
"아버지 얘기하고 그러다가 이제는 바뀌어야 되지 않겠냐고 그 때 눈물이 났어요."

(인터뷰) 장소환 / 고룡정보산업학교(광주소년원)
"시간이 길고 짧느냐 그런 차이는 있지만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도를 하면 언젠가는 그 학생이 자기 마음의 문을 열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골칫덩이' 제자라도 애정 어린 관심에는 보답한다는 소년원 교사들의 경험은 최근 체벌금지 후 혼란을 겪고 있는 일반 학교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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