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드림호 선원 24명 피랍 216일 만에 석방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헬기로 돈보따리 배에 떨어뜨렸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유조선 삼호드림호와 한국인 5명을 포함한 선원 24명 전원이 6일 피랍 216일 만에 석방됐다.

외교통상부는 7일 “삼호드림호 선원 전원이 6일 오후 11시 30분경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 왕건함으로 무사히 인도됐다”며 “삼호드림호는 왕건함의 호송을 받아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국인 선원 5명은 11일경 오만의 살랄라 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이들은 건강검진을 받은 뒤 이르면 13일 서울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선원 19명은 필리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삼호드림호는 오만에서 정비를 받은 뒤 대체 선원들을 투입해 원래 목적지인 미국으로 향한다.

○ 최근 몸값 가운데 최고 수준

로이터통신은 해적들이 삼호드림호를 풀어주는 대가로 950만 달러(약 105억 원)를 받았다며 이는 지난 몇 년간 치러진 몸값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6일 “헬리콥터 1대가 (해적 소굴로) 날아와 공중에 뜬 채로 돈을 아래로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보따리를 주워 돈을 확인한 해적들은 곧 삼호드림호의 출항을 허가했다. 삼호드림호는 호비요 항에서 72km 떨어진 연안에서 대기하던 한국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 왕건함을 만날 수 있었다.

32만 t급 유조선 삼호드림호는 4월 4일 아덴 만에서 동쪽으로 1500km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1억7000만 달러(약 1880억 원) 상당의 원유를 싣고 이라크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향하던 도중 해적에 납치됐다.

○ 피말리던 7개월

한국인 선원 5명과 필리핀 선원 19명이 타고 있던 유조선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곧바로 피랍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이순신함을 급파했다. 충무공이순신함은 피랍 이틀 만에 삼호드림호 인근 30마일 해상까지 추적한 뒤 근접기동을 했으나 구출작전을 벌이진 못했다.

해적들은 삼호드림호를 호비요 항 근처로 끌고 갔다. 선주인 삼호해운과 해적 간에 기나긴 협상이 시작됐다. 해적들은 2000만 달러(약 221억 원)를 요구했고, 협상의 강약을 조절하는 과정에서는 3000만 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호드림호가 싣고 있던 원유 가격이 1억7000만 달러(약 1880억 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적들의 인질 협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정책에 따라 전면에 나서진 않았다.

피랍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적들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삼호드림호를 폭파하겠다” “선원들의 생명에 지장이 있을 것이다”라고 위협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이달 초 삼호해운 측은 해적들과 최종적으로 몸값 950만 달러에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