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대구 131km 36분에 주파 콘크리트 궤도 사용 승차감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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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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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보다 소음 심해 승객-주민 불편 우려
터널 38개 74km… 주변 경관구경 쉽지 않아

■ KTX 2단계 미리 타보니

경부고속철도 KTX 2단계 동대구∼부산 구간이 11월 초 개통된다. 시승 KTX가 원효터널 구간을 달리고 있다.사진 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
경부고속철도 KTX 2단계 동대구∼부산 구간이 11월 초 개통된다. 시승 KTX가 원효터널 구간을 달리고 있다.사진 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
9일 오전 10시 57분 부산역 4번 플랫폼.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이 한창인 3, 4부두를 우측으로 끼고 객차 20량을 단 KTX가 미끄러지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개통을 두 달 앞둔 경부고속철도 KTX 2단계 부산∼울산∼신경주∼동대구 구간을 시승했다.

○ 시속 300km, ‘질주 본능’

출발한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열차는 국내 최장인 금정터널(20.3km)로 빨려 들어갔다. 도심 구간이어서 그런지 빠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터널을 지난 뒤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입구를 벗어나 송정고가 구간에 접어들자 KTX가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순식간에 시속 300km를 돌파했다. 곧이어 2003∼2004년 ‘도롱뇽 소송’으로 널리 알려진 천성산 아래 원효터널을 통과한 뒤 울산 울주군 삼동면 신화리 울산역까지 15분도 채 안 걸렸다.

공사 책임자인 김병호 철도시설공단 고속철도사업단장(52)은 “2단계 공사 중 가장 어려움이 많았던 구간이었다”며 “지율 스님에게 ‘큰 산에 바늘 하나 지나가는 것과 같다’고 하자 스님은 ‘사람 몸에 바늘 찌르면 피 안 나오는 데 있느냐’며 공사를 반대했었다”고 회고했다. 이 소송으로 공사가 6개월 정도 지연되기도 했다. 이어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 신경주역을 지나 진량면으로 접어들자 시야가 확 트였다. 속도감에다 경치를 즐긴 것도 잠깐, 동대구역 도착은 순식간이었다.

○ 교통 혁명

11월 초 개통할 KTX 2단계 구간의 가장 큰 변화는 시간 단축. 기존 대구∼부산 구간 경부선은 115km에 1시간 4분이 걸렸으나 2단계 구간은 거리가 131km로 늘어난 반면 시간은 28분 단축돼 36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주행시간도 현재 2시간 46분에서 2시간 18분으로 줄어든다.

또 현재 부산∼서울 구간 82회인 KTX 운행횟수가 106회로 늘어나 이용이 편리해진다. 요금이나 배차 간격은 다음 달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1단계와는 달리 콘크리트 궤도여서 승차감이 좋아졌다는 게 공사 관계자 측 설명.

단점도 있다. 1단계보다 소음이 커 철로 주변 주민의 불편이 우려된다. 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우영근 팀장(51)은 “방음벽과 흡음 블록 설치로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KTX 특성상 궤도가 수평에다 최소 곡선반경이 7000m 이내로 일직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터널이 많은 것도 단점. 이 구간에 터널 38개 74km, 교량 54개 27.2km여서 철로 주변 경관 구경이 쉽지 않다.

철도시설공단 측은 승객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기공급 중단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화 공급설비를 갖췄다. 또 바닥과 시트, 커튼, 천장 등 열차 내 모든 재질은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재를 썼다. 주요 터널 진출입부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육지부에는 울타리와 감지장치를 설치해 서울 구로관제센터에서 24시간 원격모니터로 감시한다. 철도시설공단 오병수 영남본부장(57)은 “11월 서울∼부산 구간에서 KTX가 질주하면 주변 지역 발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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