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후 고향 내려갈 인재 선발” 이대-숙대 ‘지역전형’ 새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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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연구-농촌봉사 등 평가

이화여대가 2011학년도부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우수인재를 선발하는 ‘지역우수인재전형’을 도입하는 등 주요 대학들이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단순한 지역 안배 차원을 넘어 졸업 후 지역에서 활동할 인재를 뽑는 전형을 선보이고 있다.

이화여대는 이번 수시모집 지역우수인재전형(모집인원 200명)에서 지역사회문화 연구나 농촌근로봉사활동 등 고교 재학 중 지역사회활동을 평가하는 전형을 도입한다. 오정화 입학처장은 “어릴 때부터 지역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한 학생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유대 정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화여대는 전국 시도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각 고교의 지역사회 및 지역문화 관련 프로그램 현황을 조사하고, 실제로 전국 50여 개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이 전형은 각 지역 일반 고교생만을 대상으로 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다.

숙명여대도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지역핵심인재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87개였던 협약 지자체는 올해 212개로 늘었다. 숙명여대 안성윤 입학사정관은 “지난해 울릉군수가 상경해 협약을 맺고 갈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며 “올해는 지자체당 선발 인원을 2명까지 늘려 모두 250명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진군청 교육발전팀에서 학생선발 업무를 담당한 김진태 씨는 “지자체가 지역인재로 추천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지역사회 활동 경험이 풍부하다”며 “이들은 고향에 애정이 많고 책임감이 높은 만큼 졸업 후 지역사회에 기여하려는 의욕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학들이 지역에서 활동할 인재를 뽑기로 한 것은 기존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이 지역별로 할당된 인원을 뽑아 올리는 ‘인재 상경(上京)전형’에 그치고 있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지방에서 뽑힌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면 출신 지역의 인재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센터 파견교사로 활동하는 영등포여고 입시담당 채병기 교사는 “지역인재선발 방식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졸업자들을 출신 지역으로 유도하는 방안이 실효성을 거두기가 쉽지는 않다. 이화여대 입학처 관계자도 “지역교육이나 일자리 등과 연계되지 않을 때 얼마만큼의 효과를 낼지 미지수이지만 고민 끝에 의지를 갖고 도입한 전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지역 인재를 키워 지역으로 돌려보내야만 균형발전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수 인재가 수도권이나 국제사회에서 활약할 때 지역 발전에 더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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