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감투싸움’ 춘천의회, 한달째 파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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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장경선 떨어지자 탈당… 野와 손잡고 의장단 독식…

강원 춘천시의회가 여야 감투싸움으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민선5기 출범 한 달이 넘도록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춘천시의회는 의장단 선출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무소속 연대가 심각한 갈등을 빚다가 지난달 27일에야 가까스로 의장단을 선출한 뒤 개원식을 가졌다.

그러나 4일 열린 제216회 임시회는 막말이 난무했다. 의원들은 신상 및 자유발언 등을 통해 “개도 키워준 주인을 알아본다”, “짐승만도 못하다”, “저주한다”, “뻔뻔한 사람”, “다 아는 선수끼리…” 등 저속한 발언으로 상대 진영을 헐뜯었다. 이들은 시의회 파행의 책임을 상대 쪽에 떠넘기며 의정활동은 뒷전이었다.

“배신자가…” “저주한다” 4일 임시회서도 막말 공방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무소속 박근배 의장을 향해 “동료를 배신한 사람이 의장석에 앉아있다”며 “춘천시와 의회의 발전을 위해 동반사퇴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한나라당 내부경선에서 탈락한 박 의장이 탈당 후 민주당 의원들과 연대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 박 의장의 탈당으로 의석수가 역전되면서 한나라당은 의장단과 3석의 상임위원장 모두를 민주당과 무소속에 내줬다.

민주당 강청룡 부의장은 자유발언을 통해 “개원식 때 이광준 시장이 의장석에 인사를 안했고 개원사에도 의장과 의원들에 대한 인사말이 빠졌다”며 “의장과의 개인적 감정 때문이라면 의회속기록에서 개원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인 이 시장은 “의장 경선에서 실패했다고 공천장의 잉크도 마르기 전 탈당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라고 대응했다.

시의회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아무리 감정이 상했더라도 의회에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시의회는 의장단 선출에 따른 갈등을 빨리 잊고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유 국장은 또 “다음 달 예정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의 모니터링을 통해 시의원들의 구체적 활동에 대해 엄정히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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