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비 왜 비싼가했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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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업체-주민대표-용역업체 11억원대 뒷거래… 3명 영장신청-76명 입건

아파트 관리를 맡고 있는 위탁업체와 아파트 주민대표, 청소·소독업체 등 용역업체가 각종 계약 과정에서 11억 원대의 뒷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용역업체 선정, 관리소장 채용 등을 놓고 금품을 주고받은 아파트 위탁관리업체 대표 박모 씨(60) 등 3명에 대해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건 관계자 7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 위탁관리업체 임직원 11명은 아파트 위탁관리 계약을 따내기 위해 강원 속초시 A아파트 입주자 대표 임모 씨(44)에게 1400만 원을 건네는 등 올 초부터 최근까지 전국 10여 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에게 모두 2억48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박 씨 등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자신들이 관리하는 아파트에 경비와 청소·소독·소방방재·전산 등 각종 업무를 맡기는 조건으로 용역업체 9곳에서 7억86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씨 등은 아파트 관리소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김모 씨(45)에게 500만 원을 받는 등 49명으로부터 모두 1억47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먹이사슬처럼 엮인 이들의 비리 관행으로 발생한 모든 비용은 고스란히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돼 주민들이 부담하게 된다”며 “아파트 관리를 둘러싼 뒷돈 거래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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