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6개교 동창회 “강원 고교평준화 반대”

  • 동아일보

“학력 저하-학교선택권 침해 우려” 반대위 구성
道교육청 여론조사 ‘학생 포함’여부 싸고 대립

강원도교육청이 민병희 교육감 취임 이후 역점 추진 중인 고교평준화사업이 일부 고교 동창회의 반발에 부닥쳐 진통이 예상된다.

춘천고 춘천여고 원주고 원주여고 강릉고 강릉여고 등 6개교 동창회장은 28일 오후 강원도교육청을 방문해 민 교육감에게 고교평준화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고교평준화는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력 하락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동창회는 고교평준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민 교육감이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자 이에 대한 대책을 집중 논의해 왔다. 지난달 23일엔 원주고동창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동창회별로 ‘고교평준화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행보를 같이하기로 결정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달 20일 강정길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고교평준화추진단을 구성하고 단계적 계획을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10월까지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을 거쳐 개선안을 마련한 뒤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얻을 계획이다. 이어 11월에 개선안을 확정해 공고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현재 중학 2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2학년도부터 고교평준화가 실시된다.

그러나 평준화 실시 여부를 가를 여론조사 방법에 대해 찬반 양측의 입장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당초 도교육청은 여론조사 대상에 학생들을 포함시켜 찬성이 과반이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교동창회 측은 학생들을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또 과반수가 아닌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평준화 실시 요건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춘천고 동창회 관계자는 “도교육청의 움직임과 주민 여론 추이 등을 지켜보며 상황에 따라 대응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승룡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믿을 만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추진한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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