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동서남북/춘천시의회, 상생촉구 외침 안들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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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자리 다툼으로 파행
갈등 심해 장기화 조짐
“일은 언제” 시민 시선 싸늘

개원과 함께 두 동강이 난 강원 춘천시의회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사무국이 19일 214회 임시회를 연다고 공고했지만 여야 의원 간 갈등이 심해 제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이번 사태는 당리당략과 사리사욕, 그리고 한 석으로 과반이 달라지는 미묘한 의석수 때문에 발생했다. 당초 시의회는 한나라당 11명, 민주당 9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배 의원이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내부 경선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뒤 민주당 및 무소속 연대를 형성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이달 7일 열린 임시회에서 수적 열세를 의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자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끼리 의장단을 선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날 한나라당 박완주 임시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정회를 선포했기 때문에 개의 전 진행된 의장단 선출은 무효라는 주장이다. 시의회 사무국도 여기에 동조하고 나섰다. 사무국은 8일 “의장 및 부의장 선거는 시의회 회의 규칙의 ‘의장이 정회를 선포한 후에는 의사에 관한 발언을 할 수 없다’는 조항에 따라 무효”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임시의장에 대해 불신임을 의결한 뒤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확인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사무국은 19일 임시회를 통해 의장단을 다시 선출하고 원 구성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원들은 이날 등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이 의장단 재선출에 동의할지는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부 초선 의원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나라당 A 의원은 “일이 묘하게 꼬였다”며 “그렇다고 혼자서 소신 행동을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B 의원은 “시민들의 시선을 의식하면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친 만큼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춘천시는 16일 시의원들과 함께 감자캐기 농촌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시와 시의회 간 소통과 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봉사를 다짐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시의회의 이번 행보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춘천지역 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춘천시의회가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의회로 출발해야 한다”며 상생과 협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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