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 출동 경찰…피해자 집서 대기중 술마시고 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가족 “범인전화 기다리며 술”
경찰 “가족위로차 함께 마셔”

최근 발생한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 당시 피해자의 집에서 대기하던 경찰 간부들이 술을 마셨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

피해 여대생의 어머니 김모 씨(50)는 1일 경남 거창군 거창읍 고속도로 변에서 열린 현장검증을 지켜보다 취재진에게 “사건이 발생한 23일 오전 7시 반경 금품을 요구한 범인의 전화가 걸려온 뒤 집으로 와서 대기하던 수성경찰서 직원들이 술을 마시고 잠을 잤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는 “이들이 집에 있던 소주 한 병을 마신 뒤 오후 10시경에 부하직원을 시켜 간식거리와 소주와 맥주를 한 병씩 사오도록 해 모두 마셨다”고 덧붙였다. 당시 피해자 집에는 경찰관 3명이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수성경찰서 최모 경위(48)는 유족의 말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사건 전날 당직 근무를 하다 납치사건을 접수하고 바로 피해자 집으로 가 36시간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 20분가량 거실 바닥에서 눈을 붙였고, 술을 마신 것은 피해자 가족이 매우 예민해진 상태여서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여대생의 아버지와 나눠 마셨다는 것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유족들의 주장에 따라 최 경위 등을 대상으로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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