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헌정판 뜨거운 반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18시 27분


"참 마음이 아프네요. 남편을 사별했을 때만큼이나…. 아들이 곧 입대하는데 입대 전에 꼭 읽어보라 해야겠어요."

29일 오전 9시 반경 서울광장 분향소를 나오며 눈물을 닦던 김선희 씨(53·여)는 동아일보의 '천안함 46용사를 위한 특별헌정판' 1면에 실린 46명의 희생 장병 사진을 물끄러미 보더니 다시금 눈물을 쏟았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에 대한 영결식이 거행된 29일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은 동아일보 헌정판이 쌓여있는 곳으로 자연히 멈춰섰다.

동아일보는 8페이지짜리 '천안함 46용사를 위한 특별헌정판'을 제작해 평택제2함대사령부 등 전국 곳곳의 분향소와 해군 각 함대사령부로 총 3만2000부를 배포했다.

46명의 희생 장병들에 대한 '오비추어리(부고기사)'와 동아일보의 'MIU(Men In Uniform)-제복이 존경받는 사회' 기획시리즈, 천안함 관련 사설과 컬럼이 실린 헌정판을 접한 시민들은 "천안함 희생 장병의 넋과 혼을 기리고자 발로 뛴 동아일보의 노력이 묻어났다"고 울산시청 분양소 입구에서 만난 한 60대는 "'민족지' 동아일보에 어울리는 기획"이라며 "역사적 자료로도 의미가 있는 만큼 주변인에게 나눠 주겠다"라며 10여부를 들고 가기도 했다.

헌정판은 이날 경기도 평택 안보공원 영결식장을 찾은 조문객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영결식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동아일보 헌정판을 돌려봤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동아일보가 고인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헌정판은 가슴을 저미는 희생자들의 모든 사연을 담았다. 눈물 없이는 읽기 힘들었다. 동아일보가 헌신한 사람들을 최고로 예우했다. 선진국 미디어에 필적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동료들을 떠나보낸 해군은 특히 남다른 감동을 표현했다. 해군본부 김영규 소령은 "영결식인만큼 마음이 착잡했는데 헌정판을 보고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군에서는 동아일보 헌정판을 역사기록물 관리단을 통해 보관하는 한편 장병 정신교육자료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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