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강의서 수능 80% 출제’…감사원 “객관적 검증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무늬만 입학사정관 전형
올해 11개대학 1359명
알고보니 수능-내신 선발
작년 6개大도 단순심사만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매년 사교육 대체 프로그램인 EBS 수능강의가 실제 시험에 직간접적으로 80%(직접 38%, 간접 42%)가량 출제된다고 자체 분석해 발표하고 있으나 수능시험 주관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 등의 객관적인 검증은 없다고 감사원이 28일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실시한 교육여건 개선시책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EBS의 자체 분석 수치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외부에 발표된다면 정부기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고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EBS는 “감사원의 지적 사항은 올해 1월 1일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대부분 개선했다”며 “수능 연계율을 자체 분석하지 않고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교과전문위원회를 꾸려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감사원은 교육과학기술부가 2010학년도 입시에서 11개 대학이 응시자 1359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았다고 밝혔지만 감사 결과 이들은 수능과 내신성적 등으로 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2009학년도 입시에서도 6개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단순히 지원자격 심사만을 통해 761명을 선발한 뒤 이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았다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학사정관제는 입학사정관이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 인성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해당 대학의 인재상이나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학생을 뽑는 제도. 교과부는 지난해 3월 입학사정관이 단순히 지원자격을 심사하거나 정해진 선발 공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점수만 환산할 경우 이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각 대학에 보낸 바 있다.

감사원은 경남도교육청 등 3개 교육청이 교과부의 외국어고 입시제도 개선 지침을 어기고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텝스, 토익 등의 성적을 반영하는 4개 외고의 입학전형을 승인한 사실도 적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무등록으로 적발된 422개 학원 중 281개 학원에 아무런 후속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또 서울시 7개 지역교육청은 2008년 3월 70개 학원의 수강료 초과징수 사실을 적발하고도 국세청에 통보하지 않았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해 교과부는 “지난해 조사 때 적발된 11개 대학, 1359명을 입학사정관 전형 실적에서 빼도록 하는 한편 이들 대학에는 올해 지원 때 일부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외고 전형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외고, 과학고 등 특목고뿐 아니라 자사고, 자율고도 내신성적과 면접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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