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등장 전현직 검사 모두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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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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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장에 서울대 성낙인 교수 위촉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51)가 제기한 ‘검사 향응 성접대’ 의혹을 규명할 진상규명위원장에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60·사진)가 위촉됐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22일 “각계에서 추천을 받은 외부인사 가운데 국민적 신망과 인품 등을 고려해 성 교수를 위원장으로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한국공법학회장, 서울대 법대 학장 등을 지낸 헌법학자로 검찰의 수사관행 개선 등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성 교수는 당초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서울대 총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라는 점을 들어 위원장직을 고사했지만 김준규 검찰총장이 직접 설득에 나서자 마음을 바꾸었다.

성 교수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일을 명백히 밝히고 잘못이 있으면 엄하게 다스려 검찰이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전현직을 불문하고 리스트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다 조사대상이다. (조사 내용에) 한 치의 의심이라도 있다면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검은 성 위원장과 협의를 거쳐 23일 진상규명위원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검찰 측 위원으로는 실무조사를 맡은 진상조사단 단장인 채동욱 대전고검장 등 2명이 참여하고, 나머지 위원 6, 7명은 재야 법조인과 학계 언론계 문화계 경제계 등에서 고루 선정하기로 했다.

진상조사단도 이날 조사팀장에 이성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을 임명하고 서울고검과 부산고검에 각각 사무실을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들어갔다. 진상조사단에는 박찬호 서울고검 검사, 김영기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검사, 주영환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연구관, 이용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검사, 신봉수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 등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 5명이 배치됐다.

채 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조사팀 구성 및 운영계획을 보고한 뒤 조사단원들과 함께 부산고검 사무실로 내려갔다. 조사단은 부산에서 정 씨가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밝힌 음식점과 룸살롱의 카드매출 전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기초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진상조사위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에는 몇 가지 어려움도 예상된다. 폭로 문건에 실명이 등장하는 57명 가운데 29명이 검찰에서 퇴직한 상태여서 조사에 어느 정도 협조할지 미지수다. 또 의혹을 제기한 정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진상조사단이든 검찰이든 검사와는 마주치고 싶지 않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씨는 23일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집행정지 취소여부 심사에 출석할 예정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법무법인 부산 소속 정재성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부산=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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