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총알처럼 날아든 ‘충격식 어뢰’ 가스터빈실 직접 때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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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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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어뢰로 정조준”
터빈실 주변 별 손상 없어

멀쩡한 스크루
음향 감응식 어뢰 아닌듯

어뢰 아니라면?
암초-내부폭발-피로파괴 희박


솟아오른 절단면 침몰 20일 만인 15일 인양돼 바지선 위에 올려진 천안함 함미의 절단면을 정면에서 찍었다. 그물 밑으로 절단면 갑판의 가운데 부분이 오른쪽(선체의 좌현쪽)으로 약간 밀린 채 위로 솟아올라 있다. 백령도=변영욱 기자
솟아오른 절단면 침몰 20일 만인 15일 인양돼 바지선 위에 올려진 천안함 함미의 절단면을 정면에서 찍었다. 그물 밑으로 절단면 갑판의 가운데 부분이 오른쪽(선체의 좌현쪽)으로 약간 밀린 채 위로 솟아올라 있다. 백령도=변영욱 기자
15일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 함미 절단면은 그물로 덮여 있어 그 모양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다만 현재까지 나온 정보로 판단할 때 천안함 침몰의 유력 용의자는 ‘어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기됐던 암초에 의한 좌초나 내부 폭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정리돼 가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어떤 어뢰가 ‘7’자형 측면 사선과 ‘역V’자형 갑판 절단면, ‘一’자형 함체 바닥을 만들었을까.

○ “작은 어뢰, 가스터빈실 정조준”

이날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의 절단면 등을 확인한 결과 넓지 않은 타격면이 확인됐다”며 “작은 규모의 어뢰가 가스터빈실 방향을 정확히 가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충격을 받고도 가스터빈실 부근의 유류탱크실이 훼손되지 않아 유류가 새지 않았고 가스터빈실 옆 디젤기관실도 별다른 손상이 없는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결국 작은 어뢰가 가스터빈실을 타격하면서 그 위쪽 기관조종실과 원·상사식당 바닥이 갑판 위까지 솟아오르도록 밀어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해군 관계자의 얘기다. 이 충격으로 그 위에 있던 갑판과 연돌은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 충격식 어뢰가 유력

어뢰는 폭발 방식에 따라 충격식 어뢰와 감응식 어뢰, 지연신관식(delay fuze) 어뢰 등으로 나뉜다.

충격식 어뢰는 목표물에 부딪치는 동시에 폭발하면서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반면 감응식 어뢰는 목표물에 닿지 않은 채 수중에서 폭발해 버블제트(bubble jet)를 일으키며 충격을 준다. 잠수함에서 함정을 향해 발사하는 대함어뢰가 이 두 종류의 어뢰다.

지연신관식 어뢰는 목표물을 관통한 뒤 표적 내부에서 탄두폭약을 폭발시켜 적에게 타격을 주는 방식이다. 함정에서 잠수함을 향해 쏘는 대잠어뢰는 대체로 감응식 어뢰와 지연신관 방식의 어뢰지만 잠수함(정)이 함정을 상대로 쏘는 어뢰는 지연신관식이 드물다. 이런 점에서 천안함이 지연신관식 어뢰의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의 바닥이 이날 명확하게 노출되진 않았지만 큰 굴곡이 없다는 점에서 배 밑에서 터진 폭발형 어뢰가 가스거품을 만들어 함체를 들어올리는 버블제트 방식의 감응식 어뢰일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천안함은 충격식 어뢰의 공격을 받은 것이 유력하다는 해석이 많다. 또 천안함의 절단면이 ‘7’자 사선으로 났다면 배가 주행하는 상태에서 어뢰가 옆면에 타격을 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 ‘직주(直走)형’ 가능성 높아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2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북한이 보유한 어뢰의 탄두 중량(TNT)은 직진해 적 함정을 공격하는 직주어뢰가 150∼300kg, 소리를 쫓아가는 음향반응 어뢰가 100∼190kg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직주어뢰는 유도탄이 아닌 총알처럼 날아가서 표적에 꽂히는 방식이며 음향에 따라 반응하는 음향호밍(homing)어뢰는 유도탄과 같이 함정의 스크루 등의 소리를 듣고 따라가 들이받는 형태의 공격을 한다. 천안함의 경우 스크루가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봐서 호밍형 어뢰가 사용됐을 가능성은 낮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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