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오 전남 화순군 동면초등학교 체육관 1층 급식실. 점심을 먹으려던 초등학생들이 깜짝 놀랐다. 위생모와 위생복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밥을 퍼주는 사람이 류재관 교장(55·사진)이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교장선생님이 밥을 퍼주면서 ‘많이 먹으라’며 관심을 보여줘 너무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교장이 급식지원에 나선 것은 어려운 농어촌 학교 여건 때문이다. 동면초교는 전교생이 7학급에 145명인 전형적인 농어촌 소규모 학교다. 학생 60% 이상은 기초생활수급자나 한 부모, 조손가정 자녀들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12명이나 된다. 학원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8일 정오경 전남 화순군 동면초등학교 체육관 1층 급식실에서 밥을 퍼주고 있는 류재관 교장. 사진 제공 전남도교육청 부임한 지 한 달 된 유 교장은 “학생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점심 배식을 하게 됐다”며 “급식 지원을 하다 보니 학생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급식실 조리사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유 교장은 매달 한 번씩 급식실에서 음식 만드는 것을 돕거나 잔반 처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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