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학생 곁으로” 밥 퍼주는 교장선생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2일 03시 00분


화순 동면초교 류재관 교장
매달 한번 급식지원 화제

8일 정오 전남 화순군 동면초등학교 체육관 1층 급식실. 점심을 먹으려던 초등학생들이 깜짝 놀랐다. 위생모와 위생복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밥을 퍼주는 사람이 류재관 교장(55·사진)이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교장선생님이 밥을 퍼주면서 ‘많이 먹으라’며 관심을 보여줘 너무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교장이 급식지원에 나선 것은 어려운 농어촌 학교 여건 때문이다. 동면초교는 전교생이 7학급에 145명인 전형적인 농어촌 소규모 학교다. 학생 60% 이상은 기초생활수급자나 한 부모, 조손가정 자녀들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12명이나 된다. 학원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8일 정오경 전남 화순군 동면초등학교 체육관 1층 급식실에서 밥을 퍼주고 있는 류재관 교장. 사진 제공 전남도교육청
8일 정오경 전남 화순군 동면초등학교 체육관 1층 급식실에서 밥을 퍼주고 있는 류재관 교장. 사진 제공 전남도교육청
부임한 지 한 달 된 유 교장은 “학생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점심 배식을 하게 됐다”며 “급식 지원을 하다 보니 학생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급식실 조리사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유 교장은 매달 한 번씩 급식실에서 음식 만드는 것을 돕거나 잔반 처리를 할 계획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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