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덕밸리 사람들/지질자원硏선임연구본부장 된 이효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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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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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학자 리더십 발휘 이제 시작”
정부출연硏여성인력 13%뿐
대덕단지 35년 사상 첫 승진

이효숙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은 “여성과학자들도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효숙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은 “여성과학자들도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저를 여성과학자의 역할모델로 소개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아무튼 여성과학자들이 리더로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달 초 책임연구원에서 선임연구본부장으로 승진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효숙 박사(58)는 16일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과학의 메카인 대덕연구단지 3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니 그럴 만도 하다. 외부에서 임명하는 원장을 제외하고 연구원 내 최고위직인 이 직위는 지금까지 ‘금녀(禁女)의 보직’이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연구원 내 광물자원, 석유해저, 지구환경, 국토지질 등 모든 분야의 연구개발 업무를 총괄 관리한다. 재료공학을 전공한 그는 1976년 지질연구원에 들어온 이후 선임연구원과 책임연구원 등을 거쳤다. 2004년 7월에는 정년을 보장받는 영년직 연구원이 됐다.

대외 활동도 왕성하고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05∼2007년 한국과학재단의 에너지 환경 전문위원으로 일했고 2004년 과학기술부에서 ‘올해의 여성과학자상’을 받았다. 올해에는 세계적 인명사전인 ‘마퀴스 후즈후’에 등재됐다. 지난달엔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것이 과학기술이고 이 분야 여성 인력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만 간다”며 “(여성이) 연구능력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리더십도 탁월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 선임연구본부장이 전무했던 이유를 과학기술계의 편견이었다고만 보지는 않는다. “이공계의 경우 인문사회 분야에 비해 여성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어요. 대덕연구단지 정부출연연구소의 경우 여성 비중은 13%에 불과하죠. 그동안 여성들이 리더가 되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지적도 인정해야 해요. 하지만 요즘 상황은 달라졌어요. 여성과학자들 스스로 리더의 자질을 기르기 위해 체계적이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거든요.”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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