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타운 건립… 매립지 사용기한 117년 늘려
관광명소 사업 통해 年600만 관광객 유치 효과
“폐기물 가스로 꽃재배 놀라워요” 지난달 한국을 찾은 러시아 관광객들이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해 꽃을 재배하는 온실을 둘러보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020년까지 1조5000억 원을 들여 각종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환경에너지타운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 제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적절하게 처리하고 자원화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인천 서구 백석동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7월 출범 10주년을 맞아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하기 위한 5대 핵심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 수도권매립지 현황
수도권매립지는 인천과 서울, 경기지역 주민 2200여만 명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모아 최종적으로 땅에 묻는 곳이다. 하루 평균 1만8000t의 폐기물이 반입되는데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7배 크기인 약 2000만 m²(약 602만 평)에 이르며 국내 쓰레기매립장 전체 면적의 68%를 차지한다. 매립 용량은 무려 2억3000만 t으로 세계 최대 규모라는 것이 공사의 설명이다. 현재 전체 용량의 50.4%인 1억1600만 t을 매립한 상태다.
정부가 공사를 설립한 것은 2000년 7월. 서울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 수명을 다해 문을 닫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부터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매립지 관할권을 놓고 3개 지방자치단체와 당시 환경관리공단이 자주 부딪혀 정상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매립지 주변지역 주민들의 금전적 보상과 지원 요구가 계속 되풀이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매립지 운영과 관리를 일원화하기 위해 공사를 설립했다.
○ 5대 핵심사업
공사는 우선 2020년까지 1조5000억 원을 들여 ‘수도권 환경에너지타운’을 건설하기로 했다. 현재 매립되는 폐기물과 앞으로 사용할 매립 예정지를 에너지 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연성 및 유기성 폐기물을 한데 모아 재활용하는 ‘폐자원에너지타운’이 핵심이다. 태양력과 풍력 등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자연력에너지타운’도 들어선다. 포플러나무 등을 심어 ‘바이오에너지타운’을 조성하고 폐기물을 에너지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며 홍보하는 환경문화단지도 둥지를 튼다. 공사는 타운을 완공하면 연간 18만여 가구가 난방열로 사용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192만 배럴의 원유 대체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후변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연간 120만 t 감축할 수 있다. 또 각종 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3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공사는 매립지를 세계적인 환경관광명소로 개발하기로 했다. 매립지가 인천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 경인아라뱃길(옛 경인운하) 등과 가깝다는 장점을 살려 현재 조성하고 있는 환경테마공원인 ‘드림파크’를 202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사용기간이 끝난 매립장에 연차적으로 레포츠와 환경이벤트, 자연탐방 단지 등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레포츠단지에는 2014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으로 사용할 골프장과 수영장, 승마장 건설공사가 5월부터 시작된다. 또 공사는 매립지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반입되는 폐기물에 대한 정밀검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차량 등록과 폐기물 시료 채취 및 검사 과정에 대한 첨단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선진국 수준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와 함께 매립지 인근 주민들과 협력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6월까지 주민복지타운을 착공할 계획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중장기 지원계획을 만들어 주민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경영선진화를 위한 법규와 제도를 정비해 공사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조춘구 사장은 “에너지타운이 건립되면 폐기물을 에너지로 만들기 때문에 매립량이 줄어 매립지 사용기간이 117년 정도 늘어난다”며 “관광명소사업에 따라 연간 60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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