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도 산하기관장 인사 강행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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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지사, 사퇴 기관장 후속 인사 단행하기로
“임기 석달 남겨두고 인사라니…” 일각서 문제 제기

‘3선 고지’를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경남지사가 6·2지방선거 출마 등을 위해 사퇴한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모두 단행하기로 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기관장 후임에는 정년이 임박한 간부 공무원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다음 달 대규모 인사

김 지사는 최근 도립 거창대(2년제) 후임 총장 등에 대한 인선작업을 담당부서에 지시했다. 거창대 총장은 ‘통합창원시장’ 출마를 위해 최근 퇴임했다. 도청 간부공무원 등 11명으로 구성된 ‘거창대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22일 오전 회의를 열어 후보 추천방식을 포함해 절차와 일정 등을 논의했다.

경남도는 백중기 경남도립남해대 총장이 사천시장 출마를 위해 3월 초 퇴임하면 후임을 물색할 예정이다. 역시 사천시장 도전을 위해 퇴임하는 김인 경남무역 사장,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물러나는 이창희 경남발전연구원장 자리도 채울 방침.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퇴를 고려하는 모 출자기관장 후속인사도 계획 중이다. 공석인 밀양부시장 인사는 이들 기관장과 함께 하기로 했다.

경남도청 주변에서는 “도지사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출자 및 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6월 말 물러나는 김 지사가 모두 단행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지사 측근은 “중요 기관장 자리를 비워 두는 자체가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 공정성이 ‘관건’

경남도 출자, 출연기관장 추천위는 그동안 “전문성과 관계없이 도지사 의중에 따라 후보를 추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거창대 후임 총장 후보로는 이병호 경남도 기획실장(2급) 등이 거명되고 있다. 이 실장은 연말이 정년이다. 김 지사는 과거 박사학위를 가진 대학교수를 거창대와 남해대 총장으로 임용하던 관례를 깨고 기획실장 출신 3명을 잇달아 발령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박사학위가 없었다. 이 실장도 마찬가지다.

김 지사는 도립대 총장뿐 아니라 경남무역과 경남발전연구원, 경남개발공사, 경남테크노파크 등 기관장 대부분을 공무원과 도의원 출신으로 채웠다. 이 때문에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등에는 “전문성이 없다”거나 “공모(公募)에 신경을 써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이번 후속인사도 비슷한 양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의회의 한 의원은 “김 지사가 굳이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누가 후임으로 오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 적임자를 뽑아야 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는 필수”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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