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술술∼ 유창한 영어 비결? 스티브 잡스-오바마처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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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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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표현+청중이 듣고 싶은 내용+연습 또 연습!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유모 양(15·서울 서초구)은 요즘 고민이 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단편소설을 읽으며 독해력을 키워온 유 양이지만, 영어 말하기는 늘 자신이 없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외국어고 입시전형 계획에 따라 1점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영어 내신 경쟁에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유 양은 수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만 한다.
영어 말하기 교육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수행평가도 3분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 능력 위주로 평가하게 됐다. 어떻게 유 양은 영어 말하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유 양에게는 영어로 말을 잘하는 역할모델이 필요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모두 말을 잘하지는 않는다.
말 잘하는 능력을 프레젠테이션에 활용해서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지가 선정한 2009년 최고의 CEO로 뽑힌 스티브 잡스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치 경력을 극복하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의 성공 비결, 그들의 연설에서 찾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와 오바마는 이렇게 말한다.》

【포인트1】 쉽고 간단하게 말하라
영어 프레젠테이션이라고 거창하고 어렵게 말할 필요는 없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영어를 잘하게 된 듯한 착각에 빠지는 이유는 스티브 잡스가 쉽고 간단한 표현을 사용해서 대화를 하는 것처럼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쉽고 간단한 표현을 사용할수록 전달력은 더 커진다.

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들을 위해 연설하는 게 아니다. 오바마는 미국의 평범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한다. 영어를 배우는 처지에서는 어렵게 느껴지는 어휘나 표현들도 있겠지만, 평범한 미국인들에게도 오바마의 연설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이다.

【포인트2】 듣는 사람이 꼭 필요한 내용을 말하라
스티브 잡스는 청중을 먼저 생각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청중이 얻을 수 있는 혜택과 경험을 중심으로 말한다. 2009년 1월 27일,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iPad)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스티브 잡스는 편안한 소파에 앉아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선보이며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청중들이 기억하는 건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지, 제품의 규격과 사양이 아니다.

청중을 배려하는 연설에 청중은 공감한다. 지난해 11월 오바마는 방한 기간에 오산 공군기지 연설에서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어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국 사람이 오바마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한국에 관한 이야기이다.

【포인트3】연습 그리고 또 연습하라
스티브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이나 공식 석상에서 하는 말들은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된 말들이다. 혁신의 비결에 대해 묻는 질문에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만 고용하는 데 있다”고 답했다. 완벽주의자인 스티브 잡스는 공적인 자리에서 애플에 관해 말할 모든 문구를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에게 연습의 그림자는 찾기 힘들다. 그는 프로다.

오바마는 연설 하나를 여러 번 반복해서 연습하기에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는 스크린을 통해 연설 원고를 보여주는 장치인 텔레프롬프터(TelePrompter·자막기)를 사용한다. 그는 연설을 할 때 자막기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연설에 리듬감을 싣고 적절한 제스처를 취하며, 원고에 없는 말들을 넣기도 한다.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처럼, 오바마처럼 말하기 위한 영어학습법은 뭐가 있을까.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잘 들어야 한다. 들리는 대로 의미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버리고, 아는 만큼이라도 최대한 자주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 의미 파악이 안 되더라도 영어 발음과 억양부터 익숙해져야 한다.

영어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이다. 이럴 땐, 잘 들리지 않는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고 다시 듣는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 어렵다면, 읽는 속도를 높여라. 읽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천천히 또박또박 영어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반복해서 읽다보면 문장이 익숙해지고 속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스티브 잡스와 오바마의 연설문을 전부 외울 필요는 없다. 스티브 잡스와 오바마가 사용한 영어 문장 구조를 익히고 상황에 맞게 단어를 바꿔가며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 좋은 문장이 있으면 정리해두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습관을 들인다.

이미 충분한 영어 실력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한마디 말을 꺼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영어 실력보다는 영어로 말을 해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우선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잠자고 있는 영어 표현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직접 문장을 입력해서 대화를 하며 입으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음성 채팅 비율을 늘려간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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