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외고 ‘영어내신 바늘구멍’ ‘1등급 클럽’만이 통과할 수 있다!

  • Array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올해 중3이 되는 민모 양(서울 양천구 목동)은 지난해 말 발표된 외국어고 입시전형 계획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2학년 2학기 영어내신 성적(지필고사, 수행평가, 듣기 점수 합산)이 91.9점으로 3등급에 머물렀기 때문.
외고 입시에 대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준의 영어듣기와 독해문제 풀이에 집중했던 민 양은 “3학년 1, 2학기 때 모두 영어내신 1등급 안에 든다고 해도 2학년 성적 때문에 입시에 불리하진 않을지 걱정”이라면서 “3학년 두 학기 모두 1등급 내에 드는 것도 쉽지 않아 당초 목표였던 외고에 지원할지, 아니면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학 중간·기말고사 서술형 문제 위주로 훨씬 더 어려워질 듯
3분 스피치… 프리젠테이션… 수행평가도 1점차로 희비 교차


올해 중2, 3이 되는 외고 준비생들은 신학기 첫날부터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학교 중간·기말고사 영어시험 성적이 2011학년도 외국어고 입시의 성패를 판가름할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외고 입시에 새롭게 도입된 ‘자기주도 학습전형’ 세부 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외고들은 △1단계에서 중학교 2, 3학년 영어내신 등급과 출결로 입학 정원의 일정 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영어내신 성적(160점) 및 면접(40점)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다시 말해 영어내신이 1등급이 못 되면 1단계부터 미끄러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게 된 것.

특히 서울 강남권의 경우 중간·기말고사 영어시험에서 만점을 받는 학생이 적지 않은 데다 반별로 적게는 5명, 많게는 15명이 외고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영어 1등급’을 둘러싼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1점’만 깎여도 한두 등급이 뚝뚝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렸다간 외고 지원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살벌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영어 내신 경쟁. 1등급 고지를 점령하려면 상위권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어내신 성적은 중간·기말고사 때 실시되는 지필고사, 한 학기에 1회 말하기 또는 쓰기 과제로 진행되는 수행평가, 그리고 듣기평가 점수로 구성된다. 학기말에 이들 3개 요소의 점수가 합산돼 등급이 결정되는 것. 어느 한 요소라도 소홀히 했다간 2등급 이하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문제는 또 있다. 외고 입시안이 바뀜에 따라 올해부턴 예년보다 한층 더 어려워진 영어시험문제를 풀게 된다는 점이다. 외고입시에서 영어내신 성적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당장 다가오는 1학기 중간고사부터 변별력 높은 서술형 문제를 다수 출제하겠다는 중학교가 적지 않다. 서술형 문제의 출제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학교도 있다.

예를 들어 △영시(英詩) 한 편을 지문으로 제시한 뒤 그에 대한 감상문을 영어로 작성하라고 요구하는 문제 △핵심단어 3, 4개를 주고 ‘완료 진행 시제를 포함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보시오’라고 요구하는 어법문제 △한국어로 3가지 이상의 조건을 제시한 다음 주어진 내용을 모두 포함하는 짧은 글을 10문장 이내의 영어로 쓰도록 요구하는 문제 등은 최상위권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변별력 높은 문제유형이 될 수 있다. 교과서에서 배운 영문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새로운 문장을 여러 차례 만들어보면서 문장쓰기의 실력 자체를 키우지 않으면 결코 만점을 받을 수 없는 고난도 문제들인 것. 주어진 시험시간인 45분 내에 객관식 문제를 모두 풀고 서술형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만큼 문장 구성력과 순발력이 요구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청중학교 김미란 중3 영어담당교사는 “바뀐 입시정책에 따라 빠르면 1학기 중간고사부터 변별력 있는 서술형 문제가 50% 이상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는 교과서를 단순히 달달 외우는 수준으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객관식 문제 역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토익 또는 토플처럼 지문부터 문제, 선지까지 모두 영어로 출제되는 문제 △단어의 뜻을 영어로 바르게 풀이한 것을 고르는 문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는 어법 문제유형처럼 지문 속 두 개 이상의 빈칸에 각각 들어갈 시제를 알맞게 짝지은 것을 고르는 문제 등 학생들이 난감해하는 유형의 출제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월촌중학교 손채은 3학년 영어담당 교사는 “영어교사들이 직접 제작하는 프린트물은 고등학교 1, 2학년 수준의 지문으로 구성된다”면서 “프린트에 실린 지문을 변형해 문제를 내는 방식으로 객관식 문제의 변별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고난도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외고를 목표로 한 최상위권 학생들에겐 ‘옳은 것을 고르시오’란 문제를 착각해 ‘틀린 것’을 정답으로 고르거나 서술형 문제에서 철자 하나를 빠뜨려 부분감점을 당하는 실수를 줄이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1점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영어내신 경쟁에서 수행평가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1등급 고지 달성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복병’. 3분 스피치, 원어민 강사와의 일대일 인터뷰,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되는 과제는 물론이고, 불시에 실시되는 교과서 또는 노트필기 검사(학습태도 및 성실성 평가)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결국 외고 준비생에겐 변별력 있는 서술형 문제를 부분감점 없이 완벽히 풀어낼 수 있을 만큼의 쓰기실력과 더불어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을 정도의 말하기 실력을 쌓는 게 관건인 셈이다. 영어 내신 1등급을 완성하는 수행평가와 서술형문제,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도움말: 전영균 DYB최선어학원 영어 내신전략팀 부원장,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 이지원 비상교육 공부연구소 특목고 입시 컨설턴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