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강남인강’ 큰일낸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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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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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강사-교육청 출신 등 강남구청 5人 ‘일당백’팀 구성인터넷 뒤지고 전국 돌며 강사 섭외… 110만 회원 강좌 띄워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하는 ‘강남인터넷수능방송’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담당 공무원인 한은경 주임, 이수진 팀장, 김청호 과장, 김세진 주임, 이종필 주임(왼쪽부터). 전국을 돌며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들을 섭외하고 회의 등에서 결정한 사안을 빠르게 실무에 적용해 민간 인터넷 교육방송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원대연 기자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하는 ‘강남인터넷수능방송’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담당 공무원인 한은경 주임, 이수진 팀장, 김청호 과장, 김세진 주임, 이종필 주임(왼쪽부터). 전국을 돌며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들을 섭외하고 회의 등에서 결정한 사안을 빠르게 실무에 적용해 민간 인터넷 교육방송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원대연 기자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하는 ‘강남인터넷수능방송’(강남인강·edu.ingang.go.kr)은 전국 회원이 110만 명이다. 국내외에서 하루 평균 10만 명이 접속하고 소속 강사만도 99명이다. 강남구 주민은 가입비 2만 원, 그 외 주민은 3만 원만 한 번 내면 어디서나 대치동 학원가 부럽지 않은 양질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어 인기다. 올해 전북 전주시 전주여고 2학년에 올라가는 정인하 양(17·여)은 “지방에는 유명한 학원이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1년간 꼬박 강남인강을 들은 덕에 성적이 기대보다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강남인강은 대규모 조직이 운영할 것 같지만 실제 관리 인력은 고작 공무원 5명이 전부다. 강남구청 소속 공무원 5명이 강사 섭외부터 강의 기획, 학생 관리 등 모든 업무를 해낸다. 평균 30∼40명이 서너 개 팀으로 나뉘어 근무하는 다른 사기업 인터넷 교육방송들과는 매우 다르다.

○ 교육과 행정전문가의 절묘한 조합

“오후 9시 전에 퇴근해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주말이면 섭외 전화를 하느라고 더 바쁩니다.” 9일 사무실에서 만난 이 ‘일당백’ 팀에 평소 퇴근 시간을 묻자 웃음과 함께 “가슴 아픈 질문이니 묻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들은 김청호 교육지원과장과 이수진 수능방송팀장, 김세진 한은경 이종필 주임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오래 일했던 김 과장은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 및 전문가 인맥을 살려 업무를 총괄한다. 대치동 논술 강사 출신인 한은경 주임은 강사 섭외 및 교육과정 편성을 맡고 있다. 김 주임과 이수진 팀장은 각각 17년, 22년 경력의 행정전문가다. 신세대 막내인 이종필 주임은 회원관리 및 기술 부문을 책임진다.

○ 프로야구 스카우트 뺨치는 끈기

조촐한 팀이다 보니 가장 어려운 업무는 강사 섭외다. 강남인강은 2004년 개국 이후 2년간은 이범, 조동기, 최인호 등 인기 학원 강사 위주로 섭외해 왔다. 2008년부터 공교육을 보완한다는 설립 취지를 살려 유능한 현직 교사들이 강의하는 ‘공교육 드림팀’을 신설했다. 2008년 60만 명이던 전체 회원 수가 1년여 만에 110만 명으로 뛴 비결이기도 하다. 다만 학원 강사에 비해 학교 교사들은 찾아내기도, 섭외하기도 힘들었다. 팀은 언론에 등장하거나 아이들이 자주 찾는 사이트를 뒤져 입소문이 난 선생님들을 찾아냈다. 1주일에도 몇 번씩 기차를 타고 부산 대구 등 전국 곳곳을 누볐다. ‘삼고초려(三顧草廬)’는 다반사다. 학교 측에서 유능한 젊은 담임선생들이 학교 업무와 관계없는 방송에 출연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 인강팀은 학원가 부럽지 않은 ‘학교 스타 선생님’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벌써 수십 차례 이상 전국 특수목적고 및 유명 학교들을 찾아 다녔다. 오랜 정성 덕에 출연을 결심한 한국외국어대부속외국어고(용인외고) 교사들은 요즘 과목마다 인기 순위 1, 2위를 다툰다. 경기 가평의 청심국제고 교사들은 매주 주말마다 방송을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상경한다.

○ 민간기업보다 빠른 의사 결정

강남구 ‘일당백’ 팀은 웬만한 민간 기업보다 의사 결정이 빠르다. 별도로 정해진 회의 시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누군가 즉석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바로 회의가 시작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막내 직원이 낸 아이디어도 얼마든지 실무에 반영된다. 속전속결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유다. 김청호 과장은 “빠른 의사결정과 성실함이 강남인강만의 블루오션을 만든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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