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대통령 묘역 방화의심 화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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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현충원서… 보수단체 전단 뿌려진뒤 불나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반경 김 전 대통령 묘역 뒤편 언덕의 잔디 일부가 불에 탄 모습이 묘역을 청소하던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현충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 10분 순찰할 때까지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불이 난 장소는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지 않아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날 오전 9시 10분에서 9시 반 사이에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화재 현장 부근에서 김 전 대통령을 ‘친공산주의자’로 표현한 한 보수단체 명의의 전단이 발견된 점 등을 들어 방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충원 측은 이날 오전 8시 22분경 현장에서 300여 m 떨어진 공작정 등에서 문제의 전단 16장을 수거해 긴급 순찰에 나섰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났다. 경찰은 화재 직전에 이 단체 회원들이 묘역에 다녀갔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충원 측이 불탄 부분 주변을 모조리 파헤쳐 놓은 상태여서 감식이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이렇게 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중평화센터 최경환 대변인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현충원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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