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술값 안내려 염산 탄 물 마시고 구토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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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극 벌인 30대 징역형

올해 8월경 초저녁 무렵 여주인 A 씨가 운영하는 서울의 한 주점에 평범한 회사원 차림의 이모 씨(32)가 들어왔다. 혼자 자리를 잡은 그는 술과 안주를 주문해 마시기 시작하더니 밤새 양주 3병 등 모두 54만여 원어치를 먹고 마셨다.

A 씨가 영업을 마치려 할 오전 4시경 이 씨는 갑자기 자리에서 쓰러졌고 음식물을 토하며 술집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물맛이 왜 이러나. 너희가 이상한 물을 줘서 이렇게 됐으니 책임지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당황한 A 씨는 구급차를 불러 이 씨를 인근 병원으로 보냈다.

까닭을 알 수 없어 이 씨가 앉았던 테이블을 살피던 A 씨에게 다른 손님이 “구급차에 실려간 사람이 좀 전에 가방에서 뭔가 꺼내 물컵에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가 사용한 술잔에서 시큼한 냄새가 났고, 이 씨가 놓고 간 가방에서는 희석된 염산이 담긴 500mL 생수병이 발견됐다. 술값을 내지 않으려 한 이 씨가 약국에서 염산을 미리 사 물에 탄 뒤 주점에서 몰래 몇 모금 마신 것. 속은 것을 알게 된 A 씨는 급히 병원에 연락했지만 이 씨는 이미 위세척을 마치고 사라진 뒤였다. 이 씨는 11월 초에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김춘호 판사는 27일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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