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자이언트, 세종대]세종대를 빛낸 인물들

  • 동아일보

틀을 깨라! 길이 없으면 직접 만들어라!

○한국 발레계의 거성, 박인자 숙명여대 교수(전 국립발레단장)


박인자 숙명여대 무용과 교수(56·무용과 71학번)는 수도여자사범대학(현 세종대)을 졸업한 후 발레리나로 활동했고 2000년 한국발레협회상 작품상, 2004년 한국발레협회상 무용가상, 2007년 한국발레협회상 대상을 수상했다. 국립발레단장을 거쳐 6월 한국발레협회 회장에 당선되는 등 발레계의 거성으로 통한다. 박 교수는 세종인답게 발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데 노력했다. 박 교수는 발레가 상류계층만의 향유물로 여겨지던 부분을 과감히 바꿨다. 국립발레단장 재직 당시 발레 장면을 설명해주는 ‘해설이 있는 발레’를 통해 발레 대중화를 이끌었다. 박 교수는 발레 대중화를 위해 고정관념을 깨고 군대로 직접 찾아가 발레 공연을 감행했다. 지방 등 소외된 지역을 찾아다니며 발레 공연을 계속했다.


○음식으로 질병을 치료한다, 한국테라피연구소 장석종 소장

한국테라피연구소 장석종 소장(44·회계학과 87학번)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은행, 제약회사 등을 다니다가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아프면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전제 자체에 의문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 때부터 위장병으로 고생하는데 식이요법을 통해 보름 만에 병이 나으면서 이 분야를 더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후 장 소장은 ‘푸드세러피’를 국내에 처음 들여와 연구소를 설립했다. 푸드세러피는 푸드(Food)와 치료를 뜻하는 세러피(Therapy)의 합성어로 음식을 이용해 몸을 건강하게 하는 자연치유법이다. 장 소장은 초기 ‘의료인이 아닌데 뭘 아냐’는 지적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꾸준히 푸드세러피를 연구 전파한 결과 현재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10년 법칙 아세요. 어떤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원한다면 그 분야에서 최소한 10년 정도 노력해야 한다는 인지심리학 법칙입니다. 노력하면 커다란 가치를 키울 수 있어요. 후배님들도 꿈을 잃지 마세요.”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를 꿈꾼다, 웹툰 ‘마음이 만든 것’ 정필원 작가

특유의 감수성과 수준 높은 작화로 인기를 끈 웹툰 ‘마음이 만든 것’의 정필원 작가(30·만화애니메이션학과 99학번). 이 만화는 미디어 다음에 연재된 후 단행본으로 출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신인 작가인 그 역시 세종인답게 새로움을 즐겼다. 자극적인 일본풍 만화에 익숙한 국내 독자들에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다뤄 호응을 받았다. 또 치밀한 배경과 색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 연출 등 새로운 기법을 선보였다. 정 작가는 애니메이션의 거장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감수성을 갖췄다는 평을 들으며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고 있다. 그는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시절 지옥캠프가 큰 힘이 됐다. 아무것도 없는 깊숙한 시골 산속에서 하루 16시간 이상을 만화만 그리는 학과 행사”라며 “역경 속에서 세종인은 더 힘을 낸다”고 말했다.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불고기 브라더스’ 이재우 사장

외식업체 ‘불고기 브라더스’의 이재우 사장(48·관광경영학과 80학번)은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이 사장은 롯데호텔을 거쳐 TGIF,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 회사에 재직하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업계 1위로 올려놓는 등 큰 명성을 얻었다. 승승장구하던 이 사장은 2006년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돌연 회사를 그만뒀다. 새로운 길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의 꿈은 ‘한식’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것. 그는 외국 레스토랑에서 배운 노하우를 한식에 접목해 2006년 신개념 한식 레스토랑인 ‘불고기 브라더스’를 설립했다. 이후 외식업계 최초로 창업 1년 8개월 만에 10호점을 여는 등 한식 세계화의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이 사장은 “세종대 후배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좌절하지 말라. 노력하는 사람은 어떤 역경이라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기는 게임만 한다!” 온라인게임 ‘뮤’를 만든 이수영 이젠 엔터테인먼트 사장

발레리나에서 방송리포터로, 다시 마케팅 담당자에서 컨설팅 담당자로 변신했다. 온라인 게임회사 ‘웹젠’을 창업한 후 초대박 게임 ‘뮤’를 성공시킨 뒤 500억 원의 주식을 보유해 화제가 됐던 이수영 이젠엔터테인먼트 사장(44·무용과 84학번). 그에게 인생은 곧 도전이었다. 세종대 무용과에 수석 입학한 이 사장은 졸업 후 뉴욕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오다가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았다. 이 사장은 귀국하자마자 걸음마 수준인 게임 산업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이 사장은 ‘게임은 왜 남자만의 전유물일까’라는 생각으로 발레리나를 소재로 한 여성용 게임을 만들어 기반을 잡은 후 2000년 온라인 게임업체 ‘웹젠’을 설립했다. 이후 국내 최초의 3차원(3D)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뮤’를 출시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시장점유율 80%에 달하는 ‘리니지’의 아성을 깼고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아무런 해답 없이 한 가지 길을 가는 사람을 ‘0’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또한 답을 알고 가는 사람을 ‘10’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세상엔 정답이 없다. 그 정답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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