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그렇구나]모(모)는 90세 뜻하는 한자 아닌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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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자 A15면 ‘中, 훔친 국보 팔다니 분노 폭발’ 기사를 보면 ‘모(모)는 80세 노인을 뜻하며’라고 나오는데, 한자와 연령대를 잘못 연결지은 듯하다. 모(모)는 90세를 뜻하는 한자이며, 80세는 ‘질(/)’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독자 조태욱 씨)

A: 경우에 따라 70·80세에도 쓰여
나이를 나타내는 한자로 모(모) 질(질) 기(耆) 구(耉)가 있습니다. 모는 70세와 80세와 90세, 질은 70세와 80세, 기는 60세와 70세, 구는 90세 노인을 가리키는 한자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팔징모념지보(八徵모念之寶)라는 글자가 새겨진 청(淸) 건륭황제의 옥새가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팔렸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황제의 80세 및 재위 55년을 기념해 옥새를 제작했다는 내용으로 보아 여기서 모(모)자는 80세를 뜻함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작품 가운데 고양이와 나비가 어우러진 그림이 있습니다. 이를 모질도(모질圖) 또는 묘접도(猫蝶圖)라고 합니다. 여기서 모는 70세, 질은 80세 노인을 일컫습니다. 고양이와 나비 그림에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모질과 묘접의 중국어 발음이 ‘마오뎨’로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질도는 칠순 또는 팔순을 맞은 노인을 축하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기로소(耆老所)는 조선시대에 70세가 넘은 정이품 이상의 문관을 예우하기 위한 기구입니다. 태조 3년(1394년)에 설치하여 임금 스스로도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임금의 탄일이나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모여 하례하거나 중요한 국사를 왕에게 조언하기도 했다는군요. 이때 기는 60세를, 노는 70세를 뜻합니다.

김덕두 어문연구팀 기자 deuk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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