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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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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성적-어학능력-논술 등 대학별 전형요강 분석 필수
장학금-교수충원율 꼭 확인
특화 프로그램 유무도 고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올해 3월 문을 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두 번째 신입생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 5일부터 25개 로스쿨이 2010학년도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지난해 이맘때는 직장인들 사이에 ‘로스쿨을 통한 인생 역전’ 신드롬이 불면서 학원가가 북적였다.
하지만 올해는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생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드는 등 열풍이 다소 꺾인 분위기다.
○ 대부분 일반전형으로 모집
25개 로스쿨이 발표한 입학전형 요강을 보면 대학 입시만큼이나 내용이 복잡하다. 학부 성적, LEET 성적, 어학능력시험 등 기본적인 평가 항목 외에도 대학마다 면접이나 서류 평가 같은 다양한 전형 요소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전형 요소에 따른 배점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유리한 로스쿨을 고르려면 전형 요강부터 분석하는 것이 필수다.
대학마다 특별한 조건을 가진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일반전형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대학별로 비법학사나 타 대학 출신에 대한 쿼터를 두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지원 자격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본인의 장단점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학부 학점이 낮다면 LEET나 서류 평가 배점이 높은 곳을, 객관적인 시험 성적에 자신이 없다면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면접 등 정성 평가 비중이 높은 곳을 공략해야 한다.
로스쿨 입시의 기본은 1단계에서 반영 비율이 높은 LEET 성적이다. 24일 발표된 LEET 성적을 보면 시험 난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보다 평균 점수가 다소 떨어졌다.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토대로 본인의 성적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지원 대학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면접이 특히 중요하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면접으로 합격 또는 불합격(Pass or Fail)을 판단하고, 나머지 대학은 10∼40%를 반영한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지난해 면접 패턴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다소 떨어진 것은 ‘로스쿨 진학=성공 보장’이라는 인식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로스쿨마다 장학금 등을 내걸고 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었고, 대학별 특성도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정원을 채웠다. 하지만 한 학기 수업이 끝난 뒤 지방 로스쿨을 중심으로 벌써 학생 이탈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수업 내용에 만족하지 못해 상위권 로스쿨에 재도전하려는 ‘반수생’도 나오고 있고, 소위 ‘일류 로스쿨’을 나오지 않는 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속 있는 로스쿨을 고르려면 지난해 각 대학이 로스쿨 유치를 위해 내걸었던 장학금이나 교수 충원율, 학습공간 확보율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일부 지방 로스쿨은 장학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서울의 일부 로스쿨은 공간 사용 문제로 로스쿨 학생과 학부생 사이에 갈등이 일기도 했다. 이를 확인하려면 학교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거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재학생들의 경험담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각 대학이 2010학년도 로스쿨 입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 있는 대학의 설명회는 직접 찾아가 장학금이나 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사법시험은 합격과 동시에 사법연수원을 거치게 되지만 로스쿨은 연수를 받을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대형 로펌들은 이미 상위권 몇 개 대학에만 연수 기회를 제공하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지방 로스쿨이나 규모가 작은 로스쿨이라면 구체적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연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 고려대-美대학 공동 법학석사과정 운영
각 로스쿨이 짜놓은 수업 계획서만으로는 눈에 띄는 특징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로스쿨마다 주력으로 내세우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에 눈을 밝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GLP(Global Legal Practice)를 추구하는 고려대의 경우 미국 대학과 공동으로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LLM(법학 석사) 과정을 새로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 5월부터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ashU) 로스쿨과 공동으로 1년짜리 정규 LLM 과정을 3개월에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법대를 졸업한 경우 이 과정만 마치면 미국 뉴욕 주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법학관과 해송법학도서관 이외에 곧 제3법학관 신축에도 착수하고, 로스쿨 전용 기숙사도 만들기로 해 인프라도 눈에 띈다.
부동산 관련법 특성화를 추진하는 건국대는 서울 지역 로스쿨 가운데 등록금 지급률이 단연 높다. 신입생 절반은 등록금 전액, 절반은 50%를 감면해 주기 때문에 등록금 총액의 75%를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셈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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