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무서워” 단짝 여고생 2명 동반자살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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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단짝 여고생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모 여고 2학년 최모 양(17)과 조모 양(17)은 12일 오후 3시 14분경 평택시 모 아파트 18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발견 당시 이들은 한쪽 팔과 다리를 서로 운동화 끈으로 묶은 상태였으며, 옥상에서는 이들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빈 소주병 2개가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최 양은 사고 전인 10일과 11일 어머니에게 수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로 ‘학교 가기 싫어. 자퇴시켜 줘. 학교 애들이 무서워’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또 조 양은 10일 오전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와 배드민턴을 치다가 말다툼이 생겨 다른 친구 3명이 가세하여 조 양을 둘러싸자 최 양이 이들을 말리면서 서로 머리채를 잡는 등 다퉜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 양과 조 양은 각각 학교를 빠져나온 뒤 10, 11일 이틀 동안 조 양의 집에서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반 친구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소에 최 양과 조 양은 몇몇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곤 했다”며 “내성적인 성격이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유족과 학교 친구들,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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