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들 잃고 어떻게 살라고” 유족 오열

  • 입력 2009년 9월 9일 1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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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 북한의 사전 통보 없는 댐 방류로 임진강 강물이 불어나면서 실종된 6명이 모두 숨진 채 돌아왔다.

9일 오전 임진강 실종자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왕징면 사무소 실종자가족 대기실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날 비룡대교 하류 500m 지점에서 이용택 군(8)이, 비룡대교 상류 500m 지점에서 백창현 씨(38)의 시신이 차례로 발견됐고, 사고 지점에서 1㎞가량 떨어진 임진강 한탄강 합수 지점에서 이두현 씨(40)가 마지막으로 인양됐다.

이 군의 어머니 김모 씨는 남편에 이어 아들마저 주검으로 돌아오자 오열하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실신했다.

김 씨의 남편 이경주 씨(38)는 7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가족들은 "이버지 이 씨가 아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아버지인 경주는 하늘로 갔으나 아들은 살아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었다.

김씨는 차마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없어 연천의료원에 가지 못하고 얼굴에 젖은 수건을 덮고 몸져 누웠다.

이 군의 할아버지는 손자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연천의료원 장례식장으로 달려와 손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 군의 할아버지는 의자에 걸터앉아 흐느꼈다.

이군의 할아버지는 "평소 놀러 다니기 좋아하더니"라며 "며느리는 남편과 아들의 얼굴을 보지 못해 이곳에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주검으로 돌아온 백창현 씨의 형 우현 씨도 안치실에서 동생의 신원을 확인했다.

우현 씨는 "동생의 얼굴이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부모님께 보여 드릴 엄두도 안난다"며 "동생이 어렸을 때 손가락을 다쳐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대책위는 임시로 연천의료원에 안치된 시신을 경기도 고양지역 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장소를 논의 중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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