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또 한건’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8분


현금수송차 탈취 미수사건 공개수배 하루만에 자수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고 최진실 씨 유골함 도난사건 용의자 박모 씨(41)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폐쇄회로(CC)TV가 서울 종로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탈취 미수사건 용의자의 자수도 이끌어냈다.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 앞에서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했다가 차를 버리고 도주한 용의자가 28일 자수했다. 경찰이 CCTV 영상을 토대로 27일 범인을 공개 수배한 지 하루 만이다.

지체장애 5급인 안모 씨(36)는 28일 오전 4시 50분경 남동생, 여동생과 함께 경찰에 출두했다. 안 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 “도로변에 경찰차로 보이는 차량의 뒤 유리가 깨진 채 세워져 있어 종로경찰서에 가져다줄 생각으로 올라탔을 뿐”이라며 차량 탈취를 시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다가 경찰이 현장 증거 등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결국 차량 유리를 깨고 탈취를 시도한 혐의 전부를 시인했다. 경찰은 안 씨에 대해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안 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 유무 등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다가 현금수송차량에 있는 ‘블랙박스(차량운행영상기록장치)’에 저장된 CCTV 영상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경찰은 현금수송차량 내 설치된 3대의 CCTV 화면에서 지난달 3일과 6, 7일 안 씨로 보이는 인물이 수송차량 주변을 사전 답사하는 모습을 찾아냈다. 모자 안경 가방 등 소지품이 같았고 다리를 약간 저는 걸음걸이까지 똑같았다. 경찰은 3대의 CCTV 가운데 차량 전면에 위치해 바깥을 비추고 있는 한 대에서 용의자의 얼굴이 찍힌 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27일 공개 수배 전단을 만들어 종로 일대에 배포했다.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가족이 운영하는 공구상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안 씨는 과거 절도 전력이 있다. 안 씨와 함께 출두한 동생들은 안 씨가 어릴 적 낙상 사고로 뇌를 다쳐 충동조절장애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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