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포진지는 1905년 러-일전쟁을 승리로 일본군이 이끈 뒤 한국인 노무자를 동원해 16년간 이기대 해안을 절개하고 공사를 벌여 완성한 구조물. 전체 1만6500m²(약 5000평)의 포진지 지하에는 건축면적 1650m²(약 500평) 규모의 포탄 적재 공간, 병력 대기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일본군은 당시 산자락을 깎아 콘크리트 구조의 포진지를 만든 뒤 다시 흙을 덮어 이전과 같은 산의 모습으로 위장해 놓았다.
일제강점기의 일본군 포진지는 대부분 자연동굴을 이용한 형태였으나 이곳은 인공적으로 만든 동굴요새로 거대한 포 하중, 포사격의 진동을 견딜 수 있도록 계란형 구조에다 출입구 통로는 외부로부터의 시설물 노출을 피하기 위해 곡선으로 만든 것이 특징.
남구는 이 사업을 이기대 및 백운포 일대 친수연안 조성 사업과 병행하기로 하고 11월 타당성 용역조사가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예산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하부는 구조물의 규모를 실감하는 도입의 장, 역사적 사건 및 조성 배경을 알 수 있는 기록의 장, 당시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장,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는 역사의 장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 지상부에는 특별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도입의 장, 휴게실 산책로 광장 등 휴식의 장, 조각공원 정원 등을 설치하는 경관의 장으로 구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일본군 포진지는 후손들에게 뼈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역사학습관으로서의 의미와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구독
구독
구독